지난 13일 레딧에는 ‘[비상]주한 미군의 개인 신상 정보가 한국 사회에 공유되고 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한국을 포함해 8년간 미군에 복무한 한국계 미국인이라 밝힌 글쓴이 A씨는 “한국에 계신 분들을 위해 여러분의 개인 신상 정보가 한국 여성 커뮤니티(급진적 페미니스트) 사이에 공유되는 것에 대해 경고하고 싶다”며 “한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성의 개인 신상과 사생활 정보를 공유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은데, 최근에는 주한미군을 포함한 외국인 정보도 공유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A씨는 해당 B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캡처한 사진 3장을 올렸다. 첫번째 캡처된 글은 지난 3월 26일 올라온 글로 한 군인의 셀카 사진과 함께 ‘이X 먹어보신 분. 평택 있는 걸 보니 미군 같음’이라고 적혀 있었다. 두번째 글은 지난 3월 25일 올라온 글로, 성남에 주둔 중인 조종사의 사진이 담겼다. 이 게시물에 “맛있겠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세번째 사진은 주한미군으로 추정되는 남성 수십명의 이름, 인종, 나이, 소속 부대(혹은 거주지), 성격 등 신상정보가 담겨 있었다. 이 신상 정보에는 성적 취향이나 음경 크기 등과 같은 성적 사생활과 관련된 정보도 상당수 포함돼있었다. 예컨대 ‘클럽 죽돌이’ ‘노콘O’ ‘조루’ ‘OO 작음’ ‘XX 매너 X같음’ 등이었다.
회원수 80여만명의 다음 카페 B커뮤니티 회원들은 외국 남성과 매칭되는 데이트 앱에서 만난 외국 남성에 대한 이른바 후기를 올리면서 이같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의 실물 사진을 올리며 만남 후기를 전하거나, 만나기 전 신상 정보 등을 질문하면 다른 이들이 댓글을 통해 알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는 식이었다.
이들이 주로 공유하는 정보는 남성의 외모나 성기, 성적 사생활 관련 정보였고, 이 과정에서 “얘 먹어봤다. 나쁘지 않았다” “꼭 먹어야지” “맛나보이네요” 등 성희롱성 발언도 나왔다. ‘딕픽’(성기 사진)이라며 신체 부위 사진이 공유된 정황도 있었다. 심지어 미성년자의 신상 등을 공유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 내부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법적 대응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신상이랑 사진을 공유하면 성착취 아닌가” “회원이나 관리자, 다음까지 모두 제정신이 아니다” “범죄를 처벌하지 않고 방치하면 더 대담해지고 발전하게 된다” “일베에서 하던 짓과 비슷하다. 저렇게 단체로 모여서 성기 사진 달고 목록 만드는 건 들어본 적도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국내 최대 여성 커뮤니티에서 발생한 성범죄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데이트 앱에서 만난 외국 남성들의 실물이나 성기 등의 정보를 후기의 형식으로 카페에 공유했다고 한다”며 “카페에서 널리 공유된 ‘미군남 빅데이터 전차수 총망라’ 리스트에는 미군의 신상이 상세히 적혀 있다. 범죄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다”고 했다.
그는 “명백한 제2의 N번방 사건이다. 범죄의 수법에 차이가 있다고 하나 그로 인한 피해자의 고통은 그때나 지금이나 동일하다”며 “수년 전 수많은 여성들에게 극심한 피해를 준 N번방 가해자들과 동일한 잣대의 엄벌이 내려지길 기대한다.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를 위한 우리 사회의 세밀한 지원도 뒤따르길 바란다”고 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제14조에 따르면 상대방의 동의 없이 카메라 등으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 부위 사진을 촬영한 경우, 동의 하에 촬영했더라도 그 촬영물 등을 상대방 의사에 반하여 반포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다음카카오 측은 “이슈가 된 카페는 인증 절차를 통해 가입한 회원에게만 공개되는 카페로 회원 및 특정 등급이 아닌 경우 게시글을 볼 수 없는 상태(비공개)로 처리된다”며 “다음카페는 비공개 게시글을 임의로 확인하거나 처리하지 않는다. 다만 현재 해당 게시글이 신고되거나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이어 “다음카페는 게시글이나 댓글 작성 화면 하단에 권리침해, 욕설, 명예훼손 등 운영정책 위반 사항을 안내하며 자정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또 자동화된 클린 시스템 도입을 포함, 유해 정보 관리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식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