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 가해자 아버지 '사자명예훼손' 혐의 고소
아파트 이웃 주민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가 지난달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이웃 주민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의 아버지가 아들을 옹호하는 댓글을 다는 등 아들의 행동을 옹호해 공분을 사고 있다.
8일 서울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피해 유가족 측은 지난 4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아버지 백모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아버지 백씨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일본도 살해 관련 뉴스 기사에 아들을 옹호하는 댓글을 작성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건강한 청년이 왜 자신을 희생하고 살인했을까. 한반도 전쟁을 일으키려는 중국 스파이를 처단하기 위함이었다", "(아들이) 자기 자신을 던지고 대의를 위해 (살인을) 했다", "범행동기가 국가 안위라면 상생의 차원에서 역지사지해 보자. 범행 동기가 사익이 아니라 공익이라면 국가가 그에 상응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 등의 댓글을 20차례 남긴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가해자 백씨는 지난 7월29일 오후 11시22분께 은평구 소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이웃 주민인 40대 남성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가해자 백씨는 다니던 회사에서 약 3년 전 퇴사한 뒤 정치·경제 기사를 접하다 지난해 10월부터 '중국 스파이가 대한민국에 전쟁을 일으키려고 한다'는 망상에 빠졌다. 이후 그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자주 마주치던 피해자가 자신을 미행하고 감시하는 중국 스파이라고 생각해 범행을 결심했다.
아버지 백씨는 아들을 옹호하는 댓글을 단 이유에 대해 "부모가 바라보는 자식의 입장은 이럴 사람이 아닌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이런 사건으로 인해서 난 깜짝 놀란 게 뭐냐면 (아들이) 진짜 대단한 친구였구나"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피해자 가족과 같은 동에 살고 있으며, 유족은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한 상태다.
한편 가해자 백씨는 "유가족에게 죄송한 마음은 없다"며 "중국 스파이를 처단하기 위해 이 일을 했다"고 말했다.
가해자 백씨 아버지가 남긴 2차 가해 댓글들. /사진=JTBC,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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