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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2-12-20 1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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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결혼 반드시 해야 한다’는 국민 10명 중 2명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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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반드시 해야 한다’는 국민 10명 중 2명도 안 돼

입력2022.12.19. 오후 12:18   수정2022.12.19. 오후 3:31

 

文정부 중반 北 우호적이던 인식도 낮아져

‘반드시’ 결혼해야 하고, 자녀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갈수록 줄어 각각 17.6%와 61.7%에 그치는 등 우리나라의 출산율 급락과 인구 급감 추세를 되돌리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들은 또 우리 사회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일자리’를 꼽았고, 선진국 수준과 비교해 정치·경제·복지·교육·문화·법치 분야 중 ‘정치’를 가장 형편없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에 대해 우호적인 응답을 한 국민은 문재인정부 중반 50.8%에서 43.5%로 떨어졌고, ‘통일을 가급적 빨리 해야 한다’고 답한 국민도 10.1%에 불과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문화체육관광부는 19일 전국의 19세~79세 성인 남녀 5100명을 대상으로 한 ‘2022년 한국인의 의식 가치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8번째인 이 조사는 1996년 시작됐고, 2013년부터 3년마다 실시하고 있다.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해 7월 13일부터 8월 24일까지 가구방문 면접조사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4%p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결혼에 대한 인식과 관련해 ‘가능한 한 하는 것이 좋다’(47.4%)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고, 이어 ‘본인이 원하지 않는다면 하지 않아도 된다’(35.0%),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17.6%) 순이었다. 특히,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조사 첫해인 1996년(36.7%) 이후 계속 낮아지다 반토막 아래로 떨어졌다. ‘자녀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그렇다’가 61.7%(매우 그렇다 15.7%, 대체로 그렇다 46.0%)로 2006년 84.1%(〃45.7%, 〃38.4%)보다 22.4%포인트나 낮아졌다. 이 밖에도 ‘혼전순결을 지켜야 하는지’와 ‘이혼을 해서는 안 되는지’에 대해 ‘그렇지 않다’가 각각 57.6%와 56.3%로 과반을 차지했다. ‘동거(사실혼)도 결혼의 한 형태로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그렇다’(67.3%)는 의견이 우세했다. 
 
올해 처음 조사한 ‘성인이 된 자녀는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한다’에 대해선 응답자의 80.9%가 ‘그렇다’고 답했으나 세대별로 온도차를 보였다. △19~29세 75.4% △30~45세 79.3% △46~60세 80.6% △61~79세 86.8%로 고연령일수록 ‘그렇다’는 응답률이 더 높아 성인이 된 자녀까지 경제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부모 세대의 부담이 적지 않음을 시사했다. 
 
‘우리 사회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는 ‘일자리’(29%)가 1위에 꼽혔고, 이어 ‘빈부격차’(20%), ‘부동산·주택’(18.8%), ‘저출산·고령화’(17.4%) 등 순으로 조사됐으며 ‘경제적 양극화’에 대해 응답자의 10명 중 9명(88.6%)가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선진국(G7) 대비 정치·경제·복지·교육·문화·법치 6개 분야에 대한 수준 평가의 경우, 분야별로 ‘이미 선진국 수준이다’고 평가한 응답률을 보면 ‘문화 분야’가 65.9%로 가장 높았다. 이어 교육(33.6%), 경제(25.7%), 복지(25.6%), 법치(11.8%), 정치(5.9%) 분야 순이었다. 정치 분야가 유일하게 한 자릿수에 그친 건,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 삶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채 갈수록 수준 미달의 행태로 치닫는 정치권에 대한 염증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반면, 우리 국민의 한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은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한국 대중문화가 ‘우수하다’고 답한 비율은 96.6%로 2008년에 비해 43%포인트나 올랐고, 한국 전통문화에 대해 ‘우수하다’는 응답자(95.1%)도 많았다.
 
우리 사회 갈등이 심한 집단으로는 ‘진보와 보수’가 89.5%로 가장 높게 조사됐으며, 이어 △정규직과 비정규직 78.8% △부유층과 서민층 76.6% △기업가와 근로자 75.1% △대기업과 중소기업 75.0% △수도권과 지방 57.4% △남성과 여성 50.4% △한국인과 외국인 41.8% 순이었다.
 
‘북한에 대한 인식’으론 ‘우리와 힘을 합쳐야 할 대상’(34.1%)과 ‘도와주어야 할 대상’(9.4%)이라는 우호적 응답이 43.5%,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적대적 대상’(26.5%)과 ‘우리의 발전을 제약하는 경계 대상’(17.9%)이라는 비우호적 응답이 44.4%로 나타났다. 중립적인 ‘선의의 경쟁 대상’이란 응답은 12.1%였다. 우호적 응답은 문재인정부 들어 2019년 50.8%까지 올랐다가 7.3%포인트 낮아진 데 반해 비우호적 응답은 2019년 38.0%까지 내려갔다가 6.4%포인트 올라갔다. 문재인정부의 대북 유화정책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데다 오히려 북한의 핵위협과 군사도발이 강화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는 남북통일 시기에 대한 인식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통일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응답률이 53.3%로 가장 높았다. 특히, ‘굳이 통일할 필요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2006년(16.8%) 이후 가장 높은 36.6%를 기록했다. 반면, ‘가급적 빨리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2006년(28.0%) 이후 가장 낮은 10.1%에 그쳐서 대조적이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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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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