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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01-23 09: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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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故강수연의 선택, 전 세계 통했다… 유작 ‘정이’ 공개 하루 만에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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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3.01.22. 오후 5:42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정이' 속 강수연의 모습. /네이버 영화 스틸컷
배우 고(故) 강수연의 유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정이’가 공개 하루 만에 글로벌 정상 자리에 올랐다.

22일 전 세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정이’는 전날 기준 넷플릭스 영화 부문 세계1위를 기록했다. 점수는 685점으로 2위에 오른 미국 영화 ‘우리집 개를 찾습니다’(489점)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국가별로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멕시코, 브라질, 베트남, 스페인, 체코, 칠레, 태국 등 31개국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정이’는 연상호 감독의 SF(공상과학) 작품으로 지난 20일 공개됐다. 2194년 인류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우주에 만든 ‘쉘터’로 이주한다. 하지만 그곳에서 내전이 발생하고, 사람들은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한 A.I.(인공지능)를 개발한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다룬다.

배우 김현주가 정이 역을 맡아 인간과 인공지능 두 가지 모습을 연기했다. 드라마 ‘지옥’에 이어 연 감독과 재회한 류경수는 전투용병 연구소장 ‘상훈’으로 분했다. 강수연은 연구소에서 개발에 몰두해 있는 팀장 윤서현으로 열연했다.

‘정이’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강수연의 유작이기도 하다. 원조 월드스타이자 한국 영화계 대들보였던 고인은 지난해 5월 5일 자택에서 뇌출혈로 인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후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의식을 되찾지 못했고 이틀 뒤인 7일 끝내 별세했다.

강수연에게 ‘정이’는 2013년 단편영화 ‘주리’ 이후 9년 만의 복귀작이었다. 당시 이미 모든 촬영을 마치고 스크린 복귀만을 남겨뒀던 탓에 영화계 관계자들과 팬들의 안타까움은 더 컸다. 비보가 들려온 날 연 감독은 페이스북에 글을 써 고인을 ‘한국영화 그 자체였던 분’이라고 추억했고 “선배님 편히 쉬세요. 선배님과 함께한 지난 1년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라고 애도했다.
 

배우 류경수(왼쪽부터), 연상호 감독, 배우 김현주가 12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정이' 제작발표회에 참석,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이’의 공개 플랫폼이자 제작사인 넷플릭스도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통해 “한국 영화계의 개척자였던 빛나는 배우 강수연님이 영면하셨다. 항상 현장에서 멋진 연기, 좋은 에너지를 보여주신 강수연님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좋은 작품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신 강수연님의 모든 순간을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연 감독과 ‘정이’ 속 배우들은 지난 12일 제작발표회에서도 강수연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연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는 회의적이었다. 적지 않은 예산과 장르. 업계에서는 ‘이걸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영화화에 집착하지 않았다”며 “윤서현이라는 인물을 누가 연기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갑자기 강수연 선배 이름이 떠올랐고 그 이후 ‘정이’를 영화로 만들고 싶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어 “제안 드리기 전부터 넷플릭스 측에 ‘강수연 선배를 주연으로 이런 영화를 찍고 싶다’고 구체적으로 얘기하기도 했다”며 “강수연 선배가 이 영화를 기획하고 이 자리까지 오게 한 원동력이었다”고 덧붙였다.

김현주는 “강수연 선배님이 같이 작품을 하신다고 했을 때 ‘내가 만날 수 있는 사람인가’ 싶었다”며 “선배님을 처음 뵙던 날이 아직도 기억난다. 현장에서는 선배, 어른이 아니고 그냥 동료였다. 누구보다 진지하셨고 열정적이셨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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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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