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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03-10 11: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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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8년째…올해 칠순은 꼭 같이” 北억류 목사 아내의 편지
내용

 

입력2023.03.10. 오전 11:00

 

북한에 억류 중인 김국기 목사 모습. VOA 한국어 유튜브 캡처

북한에서 선교를 활동하다 체포돼 8년째 억류 중인 김국기 목사에게 띄운 아내 김희순 사모의 편지가 처음 공개됐다.

김 사모는 10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을 통해 남편이 억류된 뒤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편지를 썼다. “당신에게 편지를 쓰려니 눈물만 납니다”라며 시작된 편지는 남편을 향한 절절한 심경이 고스란히 담겼다.

“당신 소식이 끊긴 지 8년이란 시간이 됐네요. 건강은 어떠하신지요. 당신이 살아계신단 소식만이라도 확인이 되면 좋겠다”며 “당신을 위해서 국내뿐 아니라 세계 많은 나라에서 당신이 무사히 석방돼 돌아오시기를 기도하고 있다. 당신 혼자가 아니라 많은 사람이 당신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외롭더라도 힘을 내세요. 올해 당신 칠순인데 꼭 함께 맞이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무사히 돌아오실 거라 믿는다”며 글을 마쳤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소속인 김 목사는 국내에서 노숙자 등 사회적 약자를 돌보다 2003년 북한 선교를 위해 중국 단둥으로 파송됐다. 그는 김 사모와 함께 탈북민과 꽃제비 등 북한 주민을 위한 ‘탈북자 쉼터’를 운영했다. 탈북자들은 이곳에서 식사하고 잠도 잤으며, 떠날 때 여비와 생필품을 지원받았다.

김 목사 부부는 북한 농업과 가정도 지원했다. 농기계와 전기 발전기, 제빵 기계 등을 가정에 줬다. 의약품과 의류를 컨테이너에 실어 북에 보내기도 했다.

다양한 선교 활동 중이던 김 목사는 2015년 6월 간첩죄와 국가전복 음모죄 등을 적용받아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고 현재 8년째 억류 중이다.
 

김희순 사모가 미국의소리(VOA)에 공개한 편지. VOA홈페이지 캡처

김 목사 부부의 지인은 지난 7일 VOA에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억류자 가족을 만나 위로하고 미국 국무부도 김 목사 석방에 관심을 보이면서 김 사모가 용기를 얻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1월 개시한 전 세계 정치범 석방 캠페인인 ‘정당한 이유 없이(Without Just Cause)’을 통해 김 목사의 석방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김 목사는 중국 단둥에서 북한의 인권 유린을 피해 탈출한 사람들을 지원하는 데 오랜 시간을 바쳤다”며 “김 목사를 비롯한 모든 정치범의 석방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북한에는 김 목사를 포함해 김정욱 목사, 최춘길 선교사, 탈북민 출신 등 한국인 6명이 억류돼있다. 이들의 행방이나 생사는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김동규 인턴기자(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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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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