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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06-12 12: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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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딸보다 엄마가 음악 더 듣는다”…임영웅·김호중 덕에 “5060 K-팝 큰손 됐다”
내용

 

입력2023.06.11. 오후 3:15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분석 결과
50대 음원 이용 시간 10대의 ‘2배’
콘서트 시장에서도 막강한 ‘티켓파워’

임영웅 [헤럴드 DB]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임영웅, 김호중 등 트로트 스타들의 인기에 힘입어 5060 중장년층이 K-팝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했다. 50대의 음원 이용 시간이 10대의 2배나 되고, 콘서트 시장에서도 직접 티켓팅하는 것은 물론, 온라인 예매에 익숙한 자녀들까지 동원해 막강한 티켓 파워를 가지게 된 것이다.

덕분에 음악방송 프로그램 녹화 현장이나 콘서트장에서 하늘색 티셔츠를 입고, 보라색 응원봉을 들고 좋아하는 가수를 응원하는 5060의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11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간한 '2012-2022 모바일 음악콘텐츠 이용 시간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50∼59세의 월평균 모바일 기기 음원 서비스 이용 시간은 19억8000만분으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19∼29세(55억9000만분)와 30∼39세(43억5000만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특히 이는 통상 아이돌 그룹의 주 수요층으로 여겨지는 13∼18세 10억5000만분의 약 2배에 달했다.
 

김호중. [헤럴드 DB]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13∼18세는 2017년까지 20대에 이어 (음원 앱) 핵심 이용자층으로 자리해왔으나 2017년부터 뚜렷한 이용 시간 감소세를 보였다"며 "지난해에는 50대가 13∼18세의 이용 시간을 상회했다"고 분석했다.

연령별 이용 시간 증가율을 살펴봐도 50∼59세 전년 대비 172.0% 음원 앱 사용 시간이 증가했고, 60∼69세 역시 205.2%로 13∼18세(증가율 146.8%)를 크게 웃돌았다.

이처럼 장년층들의 음원 이용 시간이 급증한 것은 지난 2020년 트로트 오디션 열풍 이후 장년층 팬들이 대거 K-팝 시장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임영웅을 필두로 김호중, 이찬원, 영탁 등 오디션 출신 트로트 가수들이 비단 트로트에만 머무르지 않고 발라드, 팝 록, 클래식 등 폭넓은 장르에서 활약하면서 막강한 구매력을 가진 장년층 팬들이 지갑을 활짝 열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9일 오후 3시 기준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의 '톱 100' 차트에 임영웅은 신곡 '모래 알갱이'(7위)를 비롯해 '사랑은 늘 도망가'(10위), '우리들의 블루스'(14위), '다시 만날 수 있을까'(16위) 등 무려 15곡을 진입시켰다.

팬덤의 '화력'을 측정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인 한터차트 기준 첫 주 판매량 역시 임영웅(110만장)은 물론, 김호중(68만장), 이찬원(57만장), 영탁(52만장) 등이 수십에서 수백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하며 K-팝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멜론에서 제공하는 가수와 ‘팬 맺기’ 기능을 살펴봐도 맺은 팬의 50대 이상 비율을 보면 임영웅(52%)·김호중(66%) 같은 트로트 오디션 출신은 절반이 넘는다. 이 밖에도 방탄소년단(BTS) 12%, 세븐틴 10%, 블랙핑크 12% 등 K-팝 아이돌 그룹도 10% 이상이 50대 이상이어서 장년층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찬원 [스카이이앤엠 제공]

음반 판매와 함께 K-팝의 '양 기둥'으로 꼽히는 공연 시장 역시 5060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예스24가 자체 집계한 연도별 콘서트 티켓 구매자 연령 데이터에 따르면, 50대 이상 구매자 비중은 2019년 5.5%에서 지난해 9.7%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콘서트 티켓 판매 상위 10위를 들여다봐도 NCT 드림(1위)과 NCT 127(2위)를 제외하곤 임영웅(3∼4·6∼7·9∼10위)과 조용필(5위) 등 장년층 관객이 많은 공연이 두각을 드러냈다. 온라인 결제에 익숙지 않은 부모를 대신해 자녀가 예매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장년층 관객 비중은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2020년 이후 트로트 시장에서 발굴된 새로운 스타들이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좋은 노래를 만들어냈다”며 “시니어들이 과거와 달리 CD를 구매하고 음원도 적극적으로 듣는 문화가 생겨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소연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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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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