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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06-21 11: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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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워킹맘 발레리나’ 강미선, 세계 최고 여성무용수 영광
내용

 

입력2023.06.21. 오전 9:50

 

브누아 드 라 당스 수상

‘워킹맘 발레리나’ 강미선(40)이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la Danse)의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거머쥐었다. 한국 무용수로는 다섯 번째다.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거머쥔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미선의 ‘미리내길’ 공연 모습.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브누아 드 라 당스 조직위원회는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최고 여성무용수상 수상자로 강미선과 중국국립발레단 추윤팅을 공동으로 선정했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강미선은 지난 3월 국립극장에서 선보인 ‘미리내길’에서 하늘로 떠난 남편을 애절하게 그리워하는 여자 역으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한국인 무용수 수상자로는 국립발레단 단장인 강수진(1999년 ‘카멜리아 레이디’)과 김주원(2006년 ‘해적’), 김기민(2016년 ‘라 바야데르’), 박세은(2018년, ‘다이아몬드’)에 이어 다섯 번째다.  
 

‘지젤’ 공연 모습.
 

해마다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는 ‘춤의 영예’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1991년 국제무용협회 러시아 본부가 프랑스 출신 무용가이자 안무가인 장 조르주 노베르(1727~1810)를 기리기 위해 제정하고 이듬해부터 시상했다. 한해 동안 발표된 세계 정상급 발레단 작품을 심사해 남녀 무용수, 안무가, 작곡가 등에게 수여한다. 앞서 강미선은 파리오페라발레단 수석무용수 도로시 질베르, 볼쇼이 발레단 수석무용수 엘리자베타 코코레바, 마린스키 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 나가히사 메이, 중국 국립발레단 프리마 발레리나 추윤팅, 카자흐 국립 오페라 발레 극장 솔리스트 말리카 엘치바예바와 함께 최종 후보에 올랐다.
 

‘라 바야데르’ 공연 모습.

강미선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사실 마음을 비우고 있어서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호명되는 순간 정말 놀랐고, 영광스러운 상을 받게 돼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국적인 발레를 볼쇼이 극장에서 보여드릴 수 있어 굉장히 감격스럽고 뿌듯했다”며 “러시아 관객들이 한국인의 정서인 ‘한’ 같은 것을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많이 호응해주셨다. 공연을 마치고 나서도 극장장님과 관계자들이 ‘너무 아름다웠다’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돈키호테’ 공연 모습. 

8살에 발레를 시작한 강미선은 선화예술중·고등학교를 나와 미국 워싱턴 키로프 아카데미를 마친 뒤 2002년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했다. 이후 코르드발레(군무)부터 드미솔리스트(2005∼2006), 솔리스트(2006∼2010), 시니어 솔리스트(2010∼2012)를 차근차근 밟고 2012년 수석무용수로 승급했다. 동료들 사이에서 ‘연습벌레’로 통한 그는 유니버설발레단의 거의 모든 작품에 출연하며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졌다. 2014년에는 동료인 러시아 출신 콘스탄틴 노보셀로프와 결혼해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 ‘춘향’, ‘심청’, ‘지젤’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줬다. 
 

‘춘향’ 공연 모습.

인생의 절반을 유니버설발레단에서 보내는 등 꾸준함의 대명사인 강미선은 어떤 작품과 배역을 만나든 완벽한 춤과 연기를 펼쳐 팬들은 ‘갓(god)미선’으로 부르기도 한다. 2021년 10월 아들을 출산한 뒤에도 피나는 노력으로 5개월 만에 ‘춘향’으로 복귀할 만큼 자기 관리가 철저한 무용수다.  
 
강미선은 “나이가 적지 않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춤을 계속 추고 싶다”며 “이번처럼 다른 나라에서 한국 발레를 보여드릴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한국 발레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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