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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06-27 12:3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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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국보 추진’ 이순신 칼 가짜 논란 “왕검 아니라 일본풍 도검”
내용

 

입력2023.06.27. 오전 9:21   수정2023.06.27. 오전 10:04

 

기록 없고, 혁띠·칼 품질 장군검 답지 않아
“국보 지정 강행 땐 지정 취소 소송 제기”

비정부기구(NGO) 문화제자리찾기가 공개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검. [문화제자리찾기 제공]

[헤럴드경제=함영훈 선임기자] 최근 국보 지정이 예고된 충무공 이순신의 검(쌍칼)에 대한 진위 논란이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일부 전문가 그룹에서 이순신 검이 왕이 하사한 장군검이 아니라 일본풍 도검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포털 다음(Daum) 카페 문화유산 전문가 모임인 ‘칸코리아(khankorea)’는 27일 이메일을 통해 “모임 운영진들의 자체 정밀 조사 결과, 이순신 검으로 알려진 해당 장도들은 진검이 아니라 후대 만들어진 모조품으로, 운영진 전원이 가품이라고 판단, 회원 여러분께 보고한다”고 밝혔다.

이메일에 따르면, 역사학적으로 ‘이순신 검’이란 군 통례와 왕실의 법도 등을 종합해 통상적으로 임란 당시 조선의 선조 왕으로부터 전투 왕명을 받들 때 하사되는 왕검(왕으로부터 명을 받은 증거로 하사되는 증표가 되는 검)이라고 볼 수 있다. 보통 왕이 하사하는 검에는 왕이 직접 매어주는 ‘인끈(왕의 권한 상징)’과 보검으로 이뤄져 있다는 게 칸코리아 측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된 이순신 검은 재질, 형태 등 전체적인 모습을 살펴볼 때 왕검의 형식을 따르지 않고 있다. 또 허리에 두르는 가죽벨트인 총혁도 일반적인 도장검 형태이고, 칼의 디자인도 본래의 고려도검 형태가 아닌 일본풍 도검 형태라고 칸코리아 측은 주장했다.

특히 칸코리아 소속 전문회원들은 이 검을 일본풍 검 중에서도 중저급의 품질의 검으로 평가했다.

또 왕실이 하사하는 보검에 황검, 왕검 등의 글자 외에 문장을 기입하지 않는 것도 장군검이 아니라는 증거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국보로 추진 중인 이순신 검에는 ‘三尺誓天 山河動色 一揮掃蕩 血染山河(삼척서천 산하동색 일휘소탕 혈염산하·석자되는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과 물이 떨고 한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강산을 물들인다)’라고 적혀있다.

이 밖에도 장군의 시신과 함께 왕검 등 유품은 부관들이 기록하고 수거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순신 장군의 부장품과 관련한 기록이 전혀 없다는 점은 대단히 특이한 일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칸코리아는 국보로 추진 중인 이순신 검은 장군이 현장에서 어명을 수행하며 늘 패용했던 장군의 검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 검에 대한 국보 지정이 강행될 경우 국보지정 취소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앞서 비정부기구(NGO) 문화제자리찾기는 동일한 두 개의 이순신 장검을 공개하며 국보 지정 절차를 진행했다. 문화재청은 최근 현재 보물로 지정된 이순신 장도를 국보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함영훈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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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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