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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08-23 16:3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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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2천도 안 되던 월매출, 2억 넘게 끌어올린 가게의 비결
내용

 

입력2023.08.23. 오후 12:17

 

코로나 극복 넘어 사회 공헌까지... 강상구 안경공장쇼룸 대표
 

▲  안경공장쇼룸 강상구 대표
ⓒ 은평시민신문

 
뜨거운 폭염도 그의 열정을 가로 막지는 못했다.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그의 진심이 통했던 것일까? 장마와 폭염으로 안경원 매출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이었지만 그가 운영하는 서운 은평구 '안경공장쇼룸'은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강상구 대표는 매장 인테리어 비용 등 불필요한 거품을 싹 빼는 대신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한 게 매출 상승의 주요 포인트였다고 강조한다. 한 때는 문을 닫아야 할까 싶을 정도로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이제는 어려운 안경업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활동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안경공장쇼룸' 강상구 대표를 만나보자. 

"좋은 품질에 가격 부담 줄였더니 입소문... 해외서도 찾아와"
   
- 폭염에 경기 불황 등으로 전반적으로 안경원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안경공장쇼룸은 오히려 매출상승을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비결은 무엇인지 궁금한데요. 

"보통 안경원 운영에 인테리어 비용, 임대료 등 고정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그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안경공장쇼룸은 인테리어, 임대료 등의 고정비를 확 줄여서 고객들의 부담을 낮췄죠. 쉽게 말씀 드리면 화려한 인테리어 생략입니다.

지인 창고에 있던 진열장을 저렴하게 들여오고 실내 인테리어도 제 손으로 하나하나 했어요. 제품 진열장보다는 그 안에 있는 제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덜 예쁘더라도 더 중요한 부분에서 소비자 만족도를 올린다면 그게 주요 성장 포인트가 될 거라고 봤던 거죠. 

그리고 제가 안경전문기업인 프랑스 에실로, 일본 호야를 거쳐 콘택트렌즈 기업인 인터로조에서 일한 경력과 유통회사에서 근무하며 쌓은 실력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그간의 경력과 폭넓게 맺은 인맥을 활용해 안경 원가를 낮출 수 있어서요. 그 결과로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는 점을 고객들이 알아봐주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 코로나19 시기에는 안경원 운영이 힘들었다고 하던데 이곳은 어땠나요?

"지상 1층에 운영하던 안경공장쇼룸을 2020년 초 지하 매장까지 확장했어요. 그 시기가 딱 코로나하고 겹쳤죠. 매출 급감은 물론이고 거리에 사람이 없었죠. 당장 급하게 안경을 바꿔야만 하는 게 아니면 안경원을 찾지 않는 상황이었어요. 코로나 때문에도 힘들었지만 증산 재개발로 인해 이곳 주민들이 절반 이상 떠난 것도 안경원 운영에 힘든 요소였습니다. 

매장은 확장했는데 매출은 급감하니 어려울 수밖에 없었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도 없었죠. 그래서 6개월가량 안경원 매장에서 매트리스 깔고 자면서 일을 했어요. 무엇보다 제 마음부터 다스리자는 생각이 컸습니다. 집에 가서 편안하게 자면 안 된다고 마음도 다잡았고요. 때로는 그냥 문 닫아 버리고 시골에 내려가서 농사 지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죠. 하지만 제가 독한 마음을 먹지 않으면 사업체를 이끌어 갈 수 없겠다는 생각으로 버텼어요." 
 

▲  안경공장쇼룸 지하매장
ⓒ 은평시민신문

 
- 말씀을 들으니 당시 얼마나 어려운 상황이었을지 상상도 안 되는데요, 급감했던 매출이 다시 오르기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외삼촌 떡도 싸고 맛있어야 사 먹는다고 하잖아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싸구려를 파는 게 아니라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많이 팔아서 절감한 부분을 다시 소비자에게 돌려주겠다고요. 이런 경영철학을 계속 알렸고 입소문이 나면서 멀리서도 손님이 찾아오기 시작했죠. 지방에서 올라온 친척을 모시고 오거나 해외 교포들도 이곳을 찾기도 하고요. 덕분에 코로나 시기 1600만 원에 그쳤던 월매출이 지금은 2억을 넘어 3억을 향해 가고 있어요."

- 엄청난 성장을 이루고 있는데요, 이외에도 성장 요인이 더 있을 거 같습니다. 

"사실 정말 중요한 성공요인은 함께 일하는 안경사님들에게 있습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안경사님들은 모두 30년 이상의 경력을 갖고 있는 원장급이시죠. 고가 제품, 첨단 장비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마무리는 오랜 경험을 가진 분들을 따라갈 수가 없어요. 그런 전문가의 손길이 고객 만족으로 이어진 것이죠.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면접 보고 하루 근무해 보고는 출근을 하지 않은 안경사님이 있었어요.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사장님 이야기가 과연 가능할까, 허황된 이야기는 아닐까' 하며 주저했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꿈을 크게 가졌었나 봅니다. 지금은 안경원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고 책임자로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를 신뢰하고 믿어주는 직원들이 늘어감에 따라 발전이 되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요인은 정찰제 시행입니다. 모든 고객이 평등하게 차별받지 않고 소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정찰제를 시행하고 있어요. 깎아달라는 손님은 깎아주고 아니면 가격을 다 받는 건 고객차별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안경원에 오시는 손님은 모두 똑같은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렴한 안경을 사든 비싼 안경을 사든 상관없이요. 그리고 그게 올바른 장사라고 생각해요. 특히 가격을 높인 다음에 할인을 많이 해주는 것처럼 하는 건 정말 좋지 않은 판매 행위라고 봅니다."

"어려운 안경업계 위해 봉사하고파"

- 안경원을 운영하면서 보람된 순간, 아쉬운 순간은 언제인가요? 

"안경사는 의료기사에요. 안과 의사의 지도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검사를 해서 조제, 가공, 처방까지 해줄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하고 있죠. 보람된 순간은 아무래도 고객이 만족하는 모습을 볼 때죠. 예전에는 도제식으로 안경 관련 일을 배웠지만 지금은 대학에서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석박사 과정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안경사 수준은 전 세계 어디 내놔도 뒤떨어지지 않을 만큼 성장했어요. 

반면 아쉬운 순간은 어려운 환경에 놓인 분들을 만날 때죠. 시력이 나쁜데 안경을 살 형편이 안 되는 분이 많아요. 특수 렌즈가 필요한 분들도 많고요.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하려고 하지만 그런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죠. 그래서 취약계층 만이라도 안경보험이 적용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나라 안경유통 과정도 바로 잡을 필요가 있어요. 과거에 비해 국내 안경테 산업이 많이 무너진 상황이에요. 그 자리를 중국이 파고 들고 있어서 안경 식민지가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이대로 가면 소비자가 비싼 안경을 쓸 수밖에 없는 시대가 오기 때문이죠. 제조, 유통 등의 과정이 바로 잡혀야 안경원도 행복해지고 소비자도 행복해집니다."
 

▲  강상구 대표는 2021년 12월 6일 KT희망나눔재단에서 수여한 희망나눔인상을 받았다. (사진: 정민구 기자)
ⓒ 은평시민신문

 
- 조용한 기부를 18년 간 이어온 공로로 2021년 'KT희망나눔인상'을 받기도 했는데요, 기부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특별한 의미는 없어요. 하지만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돕자는 건 안 하겠다는 소리가 같다고 생각해요. 지금 조금씩 좋은 일을 하면 나중에 다 쌓이지 않을까요? 저도 제가 가능한 만큼 조금씩 마음을 내어 놓는 거예요."

- 앞으로는 또 어떤 꿈과 계획을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어려운 안경업계에 봉사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좋은 안경원이지만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 분들에게도 컨설팅을 통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건 해보려고 해요. 저희도 어려운 시기를 거쳤고 올 초부터는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어요. 앞으로 안경공장쇼룸도 성장하면서 좋은 안경원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게 더 열심히 뛸 계획입니다."
 

▲  안경공장쇼룸 강상구 대표
ⓒ 은평시민신문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은평시민신문 박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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