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식 한국의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한국소식2023-09-29 11:45:06
0 5 0
[생활/문화] "명절 때 푹 쉬었는데 '불면증' 생겼어요"…이유 있었다
내용

 

 입력2023.09.29. 오전 10:30  수정2023.09.29. 오전 10:31

 

[정심교의 내몸읽기]

최장 6일인 이번 연휴 기간, 잠을 마음 놓고 푹 자겠다는 계획을 세운 사람도 많다. 실제로 우리 몸은 잠이 부족하면 '수면 빚(부채)'으로 기억해둔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승걸 교수는 "평소 일하는 날 수면 시간이 일하지 않는 날보다 2시간 이상 부족하면 만성 수면 부족 상태일 수 있다"며 "그런 사람은 이번 명절 때 매일 1~2시간 잠을 보충하면 수면 빚을 일부 갚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무작정 잠을 오래 자거나 늦은 오후 낮잠을 자면 수면 리듬이 크게 뒤틀릴 수 있다. 강승걸 교수는 "원래 불면증이 없던 사람도 긴 연휴 내내 잠을 불규칙적으로 자면 불면증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휴일에 좀 더 자고 싶거나 잠을 보충하고 싶다면 평소보다 1~2시간 더 늦게 일어나는 것까지는 괜찮다. 우리 몸에서 2시간까지는 '시차'로 느끼지 않아서다. 신원철(대한수면연구학회 부회장)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잠을 잘 자고 싶으면 생체시계와 잠의 욕구를 잘 맞춰야 한다"며 "자신의 생체리듬이 꺼지는 시간(취침)과 켜지는 시간(기상)을 '고정'해야 한다. 그래야 잠자고 싶은 욕구를 내 생체리듬에 맞춰 높여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는 시간, 깨는 시간이 고정되지 않으면 생체리듬이 불규칙해지고 엉망이 되면서 졸려도 잠이 잘 오지 않고, 자도 금방 깬다.

연휴 기간 잠의 욕구를 높이려면 기상 후엔 30분에서 1시간 후 몸이 햇빛에 적응할 때쯤 커튼을 열거나 바깥 햇볕을 쬐며 생체시계를 서서히 깨어나게 한다. 오전 9시~10시에 30분가량, 오후 3~4시에 30분가량 햇볕을 쬐면 그날 저녁 멜라토닌(수면 유도 호르몬)을 원활하게 분비할 수 있다.

숙면을 위해 심야에 활동하거나 운동하는 건 피해야 한다. 밤엔 잠들기 2~3시간 전부터 심부체온이 떨어지면서 꿀잠을 부르는 멜라토닌 분비량이 많아진다. 그런데 잠자기 직전에 운동하면 심부체온을 높여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해서다. 운동은 낮·오후 또는 초저녁(잠들기 3~4시간 전까지)에 실천한다. 생체리듬에 맞춰 낮에 운동하면 낮에 더 잘 깨어 있고 밤에 더 잘 잘 수 있다.
 

수면안대 끼고 명상, 주변 밝아도 잠 청할 수 있어이번 연휴에 여행을 즐긴다면 여행 일정을 너무 촘촘하게 짜지 말아야 한다. 충분한 수면 시간(7~8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낮에 햇볕을 충분히 쫴야 한다. 햇빛은 신체 활력을 끌어올릴 뿐 아니라 생체시계를 원활하게 작동시켜 밤에 숙면을 부른다. 낮엔 물도 충분히 마셔야 한다. 생체시계가 햇빛에 맞춰 작동하는 데 수분이 필요해서다. 낮에 물을 적게 마시면 밤에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하고 중간에 깰 수 있다. 

커피는 늦은 오후나 저녁에 마시는 것을 피해야 한다. 당일 밤 숙면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오전이나 점심에 한 잔 정도 마시면 졸음과 피로를 쫓아내는 데 도움 된다. 과음은 자제한다. 술은 깊은 잠(숙면)에 빠지는 것을 방해해 수면이 단계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숙면을 부르려면 저녁 식사는 밤잠을 자기 3시간 전에 끝내야 한다. 

명절 연휴 기간 밤까지 불을 밝힌 상태에서 윷놀이·고스톱 같은 게임이 길어질 수 있다. 이처럼 주변이 밝은 곳에서 잠을 자야 할 때 수면 안대는 빛으로부터 눈을 차단해 잠에 쉽게 들 수 있다. 귀마개·헤드셋은 시끄러운 환경에서 잠을 청할 때 잡음을 없앤다. 특히 헤드셋으로 잔잔한 음악을 들으면 심신 안정을 통해 편안한 잠을 부를 수 있다. 

편안한 잠옷도 중요하다. 잠옷은 통기·흡수력이 좋은 것으로 준비해간다. 명상·백색소음 전용 앱은 명절 스트레스로부터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연휴 기간 잠을 더 자거나 줄이려 해선 안 된다. 평상시의 수면 리듬을 유지하는 게 좋다. 연휴 기간 수면 패턴이 틀어지면 불면증이 더 악화할 수 있어서다. 특히 불면증 환자가 낮잠을 자면 밤에 잠을 잘 수 있는 힘이 확 떨어진다. 강승걸 교수는 "정상적인 경우 아침에 일어나 16시간이 지나면 밤에 잠이 확 몰려온다. 마치 댐의 수문을 열었을 때 물이 확 밀려드는 것과 같은 원리"라며 "하지면 수면 힘이 약한 불면증 환자가 낮잠까지 자면 댐 수문이 이미 열려 있어 밤에 뇌에서 수면 신호를 보내지 않아 잠을 잘 수 있는 힘이 더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스크랩 0
편집인2024-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