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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11-23 11: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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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당뇨병·혈관질환 없는 한국인, 넘지 말아야 할 'LDL 마지노선' 나왔다
내용

입력2023.11.23. 오전 10:38  수정2023.11.23. 오전 10:40

 

[정심교의 내몸읽기] 세브란스병원·숭실대 공동 연구팀, 120㎎/㎗ 미만으로 제시

 

당뇨병이나 혈관질환이 없지만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있는 한국인에게 가장 적합한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가 국내 연구 결과로 나왔다. 120㎎/㎗ 미만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LDL 콜레스테롤은 일명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데, 이는 혈관벽에 과도한 콜레스테롤 침착을 유발해 동맥경화증과 심장질환 위험을 높여서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이상학 교수,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연구팀은 당뇨병·혈관질환이 없는 한국인이 약물치료 후 LDL 콜레스테롤을 120㎎/㎗ 미만으로 유지하면 140㎎/㎗ 이상인 사람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2% 낮았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대사'(Metabolism)에 실렸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약물치료는 심근경색증, 허혈성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발생과 사망 위험을 낮추기 위한 표준치료로 자리 잡고 있다. 당뇨병 또는 혈관질환 환자는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데, 이들에게서 LDL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치를 분석한 연구는 그간 적잖았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당뇨병이나 혈관질환이 있으면 LDL 콜레스테롤을 각각 55~70㎎/㎗, 70~100㎎/㎗ 미만으로 낮추는 게 권장된다.

문제는 당뇨병이나 혈관질환이 없는 사람이 더 많은데, 이런 사람이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있을 때 LDL 콜레스테롤을 얼마까지 낮추는 게 가장 좋은지를 연구한 결과는 세계적으로도 거의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혈관질환 또는 당뇨병이 없는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치를 알아보기 위해 국가검진을 받은 2만7000여명과 세브란스병원 환자 1800여 명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혈관질환(관상동맥질환·뇌경색·말초동맥질환 등), 당뇨병 모두 없지만 심혈관질환 위험요인(남자 45세·여자 55세 이상, 혈관질환 가족력, 고혈압, 흡연, 낮은 HDL 콜레스테롤 등) 중 2가지 이상 보유한 사람이다. 또 치료 전 LDL콜레스테롤이 100~189㎎/㎗이었으며 콜레스테롤 약제 스타틴을 시작한 사람이었다.

치료 후 LDL 수치를 기준으로 100㎎/㎗ 미만, 100~119㎎/㎗, 120~139㎎/㎗, 140㎎/㎗ 이상 군으로 나눠 심혈관질환 발생과 사망률을 분석했다.

 

치료 후 LDL 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비. /그래프=세브란스병원


연구 대상의 심혈관질환 발생률은 8.4/1000인 년(person-year)으로, 이는 10년간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8.4%라는 의미다. 또 치료 후 LDL 콜레스테롤이 120㎎/㎗ 미만인 사람은 140㎎/㎗ 이상인 사람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평균 22% 낮았다. 총사망률은 집단 간 차이가 없었다.

120㎎/㎗ 미만 군과 100㎎/㎗ 미만 군이 보인 차이는 뚜렷하지 않았는데 이것이 120㎎/㎗ 미만을 LDL 치료 목표치로 제시한 근거다.

이상학 교수는 "이번 결과는 유럽 목표치 100㎎/㎗ 미만과 일본 목표치 140㎎/㎗ 미만의 중간 정도라는 게 특징"이라며 "이번 연구 대상이 국민 다수를 차지하는 중등도 위험군이기 때문에 사회적, 치료비용 측면에서 연구가 가지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또 "이번 연구 대상의 치료 목표에 대해 선진국에서도 수치를 권고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가 거의 없었던 실정이라 국제적으로도 선도적 시도였다"고 말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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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