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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11-24 11: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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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요즘도 '얼죽아' 고집하고 있다면… 건강 이상 신호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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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3.11.24. 오전 7:31

 

겨울에도 찬 음료를 고집한다면 만성 스트레스, 철분 결핍성 빈혈, 이식증을 의심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기온이 낮아지면서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를 포기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꿋꿋이 얼죽아를 고집하는 사람들도 있다. 만약 겨울에도 아이스 음료를 마셔야 하고, 얼음이 계속 먹고 싶다면 건강 이상 신호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만성 스트레스

만성 스트레스를 겪으면 차가운 음료를 찾을 때가 많다. 우리 몸은 과거 전쟁이나 맹수를 마주치는 등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순간에 근육이 수축하고 짧은 시간에 많은 혈액과 산소를 공급받게 진화했다. 이 반응은 자율신경계에 의해 조절되는데, 현대인이 스트레스를 겪을 때도 비슷하게 반응한다. 스트레스로 인해 긴장하면 혈관이 수축하고 심장이 더 빨리 뛴다. 이때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교감신경이 자극받으면서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따라서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면 얼음을 깨 먹으면서 정신적 압박에서 벗어나려 한다.

 

철분 결핍성 빈혈

얼음이 들어간 음료를 고집한다면 철분 결핍성 빈혈을 의심해봐야 한다. 철분 결핍성 빈혈은 체내 적혈구 생성에 필요한 철의 양이 적어 혈색소가 정상 수치보다 낮은 경우를 말한다. 실제 미국 미네소타주립대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철분 결핍성 빈혈 환자의 약 60.5%가 얼음 중독 현상을 보인다. 얼음을 씹을 때 느끼는 오한이 뇌에 산소를 공급하는 혈액을 증가시켜 빈혈 환자에게 필요한 인지 기능 향상을 보충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이 환자들에게 철분을 보충하자 얼음을 더 이상 먹지 않았다. 얼굴이 창백해질 정도로 추운 날에도 찬 음료를 찾는다면 병원을 방문해 빈혈 검사를 받아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식증

자꾸 얼음이 먹고 싶다면 '빙식증'일 수 있다. 빙식증은 이식증의 한 종류다. 이식증은 분필, 머리카락 등 영양가 없는 것을 강박적으로 먹는 정신질환이다. 이식증은 환자에 따라 위험한 물건을 먹을 수 있어서 위험하다. 얼음을 먹는 행위는 임신부들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몸에 해롭지 않고 출산하면서 저절로 사라진다. 하지만 임신하지 않았는데 강박적으로 얼음을 찾는다면 이식증을 의심해야 한다. 이식증이라면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다른 것에 주의를 돌리는 행동치료나 약물치료 등을 진행할 수 있다.



한편, 별다른 원인 질환이 없어도 얼죽아는 소화 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좋지 않다. 추운 날일수록 혈관이 수축하는데, 찬 음료를 마시면 위장관이 급격하게 수축하기 때문이다. 특히 역류성 식도염, 만성 위·장염을 앓고 있다면 찬 음료를 피하는 게 좋다. 위 점막이 손상된 상태라 찬 음료가 식도나 위에 더 자극을 줘서 복통을 겪을 위험이 있다.

 

이해나 기자 lhn@chosun.com

임민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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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