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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12-22 10: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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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손 꽁꽁 얼었는데 "겨울엔 다 이래"…'하얀 손가락' 방치했다간 절단 위기
내용

 입력2023.12.22. 오전 7:30  수정2023.12.22. 오전 7:43

 

레이노병(레이노증후군) 환자의 손 병변. 추위에 노출된 부위가 하얗거나 청색으로 변하면 레이노병을 의심할 수 있다. 맹추위가 이어지면서 수도계량기가 동파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추위에 장시간 노출되면 한랭질환을 유발할 위험이 커진다. 한랭질환은 겨울철 대표적인 질환으로 꼽히지만 '겨울철 평범한 일', '따뜻한 곳에서 조금 쉬면 괜찮아지는 일' 등으로 여기고 넘어가려는 경우가 적잖다. 하지만 지난해 한랭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사람이 447명, 사망한 사람은 12명에 이르는 만큼, 마냥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의들의 조언이다. 

한랭질환은 무엇이며, 언제 응급실을 찾아야 할까? 한랭질환 중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저체온증'이다. 체온이 35도 이하로 내려가는 상태를 가리킨다.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이재희 교수는 "저체온증에서 중요한 건 의식 저하로, 몸이 차가워지며 의식이 처지는 경우 빠르게 119에 신고하고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럴 땐 병원에 오기 전까지 가능한 몸을 따뜻하게 하고, 환자의 의식이 명료할 경우 달고 따뜻한 음료를 마시는 것도 좋다. 

한랭질환의 또 다른 증상인 동상·동창도 조심해야 한다. 동상은 강한 한파에 피부가 노출돼 표재성 조직(피부 및 피하조직)이 얼고 손상되는 증상이다. 주로 코·귀·뺨·턱·손가락·발가락 등에서 나타난다. 동창은 습도가 높고 가벼운 추위(0∼10도)에 지속해서 노출돼 말초 부위의 혈류 장애가 생기면서 피부의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증상이다. 추위에 노출된 후 피부가 가려울 때 흔히 '동상'에 걸렸다고 말하는데 실제로는 '동창'인 경우가 많다. 동창은 동상처럼 피부가 얼지는 않지만 손상 부위에 세균이 침범하면 궤양이 발생할 수도 있다.
 

동상은 피부색이 점차 하얗거나 누런 회색으로 변한다. 피부 촉감이 비정상적으로 단단해지며, 피부 감각이 떨어져 무감각해진다. 반면 동창은 국소 부위의 가려움을 유발하는데, 따뜻한 곳으로 가면 가려움이 더 심해지는 게 특징이다. 눈을 밟으며 신발이 젖은 상태일 때 발에 쉽게 동상·동창이 생길 수 있는데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해당 부위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어 방치해선 안 된다. 동상·동창이 의심될 땐 젖은 옷은 제거하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은 후 바람에 노출되지 않게 해야 한다. 응급처치 후에도 촉감·피부색 등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동상과 구분해야 하는 질환으로 레이노병이 있다. 추위에 노출되거나 심리적 변화 후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창백해지거나 청색증을 보이면서 저리다면 레이노병일 수 있다. 레이노병을 유발할 수 있는 기저질환이나 기타 원인으로는 전신성 경화증, 루푸스, 류마티스 관절염, 피부근염, 다발성 근염과 같은 교원섬유 질환, 죽상동맥 경화증과 같은 동맥 폐쇄성 질환, 폐동맥 고혈압, 신경학적 질환 등이 있다.

요즘 같은 한파에 노출되면 노인·영유아나 기저질환자의 체온 유지 기능, 혈액순환 등의 신체 능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기 쉽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전국에 급격한 한파가 시작되면서 국민들의 신체 적응력이 다소 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며 "저체온증이나 동상·동창이 의심될 경우 주저하지 말고 응급실을 찾아 적절한 응급처치를 받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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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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