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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01-12 12: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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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삐끗'도 위험한 골다공증 어르신들…'이곳' 부러지면 2년 내 사망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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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4.01.12. 오전 9:59  수정2024.01.12. 오전 10:23

 

"오늘은 나가지 말고 집에만 계세요."

직장인 A씨가 눈 내리는 날이면 습관적으로 부모님에게 건네는 말이다. 추위로 도로 곳곳에 빙판길과 살얼음이 생겨 부모님이 혹여 낙상사고를 당할까 걱정돼서다. 특히나 노년층은 뼈가 많이 약해져 있어, 살짝만 넘어져도 쉽게 부러질 수 있다. 빙판길만큼이나 뼈 건강도 챙겨야 하는 이유다. 

뼈 건강의 대표적인 척도는 골밀도다. 골밀도는 골다공증·골절 위험도를 평가하는 간접 지표로 활용된다. 골다공증은 뼈 건강의 적신호를 나타내는 질환 중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골다공증을 '골량 감소와 미세구조 이상을 특징으로 하는 전신 골격계 질환'으로 정의하고 있다.  

우리 몸의 뼈는 30대 초반 최대 골량이 형성되고, 그 이후 골량이 계속 줄어든다(골소실).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박소영 교수는 "뼈를 약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폐경과 노화"라며 "나이가 들며, 자연스럽게 뼛속에 구멍이 많아져 골밀도가 낮아지고 여러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골다공증은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다. 하지만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2차 골절 발생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의 치료는 단순 골밀도의 수치를 높이는 게 아닌, 골절 위험도를 낮추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박소영 교수는 "골절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기적인 골밀도 검사를 통해 자기 뼈 상태를 지속해서 확인하고 관리해야 한다"며 "뼈를 건강하게 보호해주는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는 폐경 여성, 70세 이상 남성과 그 외 젊은 45세 이하 조기 폐경, 이차 무월경 등 골다공증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뼈가 잘 부러지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뼈 밀도가 줄어드는 과정을 나타낸 그림. . 골다공증성 골절은 손목·척추·고관절에 주로 발생한다. 특히 척추와 하지를 연결해주는 고관절에 부러지면 환자의 약 30%가 2년 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매우 위험하다. 뼈가 한 번 부러지면 통증으로 인해 자세를 바꾸는 것조차 힘들다 보니 장기간 움직임 제한으로 욕창, 폐렴, 요로감염, 심혈관 관계 질환 등 각종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유기형 교수는 "골다공증성 고관절 골절의 치료 원칙은 수술을 통해 환자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골절 전의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이라며 "환자가 고령층일 때 전신마취 위험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수술을 망설이거나 늦추기도 하는데 이는 수술을 빠르게 강행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관절 골절 환자 대다수는 고령이다. 이 때문에 여러 동반 질환을 가진 경향이 있다. 입원 후 24시간 이내에 교정할 수 있는 전신 문제만 해결한 후, 지체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고정하거나 인공관절을 시행하는 게 권고된다. 

고관절은 우리 몸에서 한순간도 쉬지 못하는 관절이므로 수술 직후엔 환자가 견딜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체중부하를 포함한 보행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유기형 교수는 "빙판길을 피해 가는 등 낙상을 최소화하는 행동도 중요하지만, 평소 골다공증을 관리하고 근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비타민D를 적절한 상태로 유지하는 게 골절을 막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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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