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가 눈 내리는 날이면 습관적으로 부모님에게 건네는 말이다. 추위로 도로 곳곳에 빙판길과 살얼음이 생겨 부모님이 혹여 낙상사고를 당할까 걱정돼서다. 특히나 노년층은 뼈가 많이 약해져 있어, 살짝만 넘어져도 쉽게 부러질 수 있다. 빙판길만큼이나 뼈 건강도 챙겨야 하는 이유다.
뼈 건강의 대표적인 척도는 골밀도다. 골밀도는 골다공증·골절 위험도를 평가하는 간접 지표로 활용된다. 골다공증은 뼈 건강의 적신호를 나타내는 질환 중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골다공증을 '골량 감소와 미세구조 이상을 특징으로 하는 전신 골격계 질환'으로 정의하고 있다.
우리 몸의 뼈는 30대 초반 최대 골량이 형성되고, 그 이후 골량이 계속 줄어든다(골소실).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박소영 교수는 "뼈를 약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폐경과 노화"라며 "나이가 들며, 자연스럽게 뼛속에 구멍이 많아져 골밀도가 낮아지고 여러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골다공증은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다. 하지만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2차 골절 발생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의 치료는 단순 골밀도의 수치를 높이는 게 아닌, 골절 위험도를 낮추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박소영 교수는 "골절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기적인 골밀도 검사를 통해 자기 뼈 상태를 지속해서 확인하고 관리해야 한다"며 "뼈를 건강하게 보호해주는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는 폐경 여성, 70세 이상 남성과 그 외 젊은 45세 이하 조기 폐경, 이차 무월경 등 골다공증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유기형 교수는 "골다공증성 고관절 골절의 치료 원칙은 수술을 통해 환자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골절 전의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이라며 "환자가 고령층일 때 전신마취 위험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수술을 망설이거나 늦추기도 하는데 이는 수술을 빠르게 강행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관절 골절 환자 대다수는 고령이다. 이 때문에 여러 동반 질환을 가진 경향이 있다. 입원 후 24시간 이내에 교정할 수 있는 전신 문제만 해결한 후, 지체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고정하거나 인공관절을 시행하는 게 권고된다.
고관절은 우리 몸에서 한순간도 쉬지 못하는 관절이므로 수술 직후엔 환자가 견딜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체중부하를 포함한 보행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유기형 교수는 "빙판길을 피해 가는 등 낙상을 최소화하는 행동도 중요하지만, 평소 골다공증을 관리하고 근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비타민D를 적절한 상태로 유지하는 게 골절을 막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