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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02-06 11: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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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美 보스턴미술관 소장 '고려 사리', 100년 만에 귀환한다
내용

입력2024.02.06. 오전 10:17

 

문화재청·조계종, 미술관과 합의…"사리구는 대여"
작년 김건희 여사 방문으로 재협상 재개

[서울=뉴시스] 보스턴미술관 소장 '은제도금라마탑형 사리구' (사진=문화재청 제공) 2024.02.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미국 보스턴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려시대 스님들 사리와 사리구가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최응천 문화재청장과 대한불교조계종부장 혜공 스님은 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미술관을 방문해 미술관 관장 등 주요 관계자와 미술관 소장 사리 및 사리구 국내 반입을 위해 협상했다고 밝혔다.

6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사리는 사리구와 별개로 불교 성물로서 2024년 부처님오신날(음력 4.8. 양력 5.15.) 이전에 조계종에 기증 되고, 사리구는 상호 교류 전시와 보존처리 등을 위해, 미술관 내부 검토를 거쳐 일정 기간 임시 대여하는 것을 조속히 추진하기로 미술관 측과 합의했다.

보스턴미술관 소장 사리 및 사리구 관련 논의는 지난 2009년부터 약 15년 간 지속돼온 현안으로, 지난해 4월 김건희 여사의 미술관 방문을 계기로 재개됐다. 

해당 사리구 정식 명칭은 '은제도금라마탑형 사리구'다. 원나라와 밀접한 관계를 형성했던 14세기 고려시대 불교문화의 정수를 담은 불교공예로 평가받고 있다. 

사리구 안에는 은제도금팔각당형 사리구‘ 5기가 있다. 사리구에 적힌 명문에 따르면 각각 석가모니불 5과, 가섭불 2과, 정광불 5과, 지공선사 5과, 나옹선사 5과의 사리가 담겨있었다. 현재 석가모니불 1과, 지공선사 1과, 나옹선사 2과 등 총 4과만 남았다. 

고려 말 나옹선사(1320~1376) 입적 후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스턴미술관은 양주 회암사를 원소장처로 추정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기증되는 사리는 한국 불교사에서 많은 업적을 남긴 고려시대 지공선사와 나옹선사의 사리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크다"며 "사리 기증을 불교계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인 부처님오신날 이전에 추진한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

사리구 임시 대여에 대해서는 "국외로 반출된 지 약 한 세기만에 첫 국내 반입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님과 동시에, 전시를 통해 우리 국민이 그 우수함을 최초로 향유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리구가 국내 임시 대여가 되는 동안 문화재청은 보존처리를 추진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보스턴미술관 소장 '은제도금라마탑형 사리구' 살펴보는 최응천 문화재청장(왼쪽에서 두번째_ 대한불교조계종 문화부장혜공 스님(왼쪽에서 첫 번재) (사진=문화재청 제공) 2024.02.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최응천 청장은 "사리 기증 및 사리구 임시 대여 추진이란 협상 성과를 통해 사리는 불교의 성물로서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되돌아가고, 사리구는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뛰어난 문화유산으로서 약 100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에 들어와 국민에게 공개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조계종, 보스턴미술관과 긴밀한 업무협력 하에 남은 과제의 일정들을 착실히 추진해나감과 동시에, 이번 계기로 보스턴미술관과 상호 우호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종 문화부장 혜공스님은 “부처님과 선사들의 진신사리는 불교 성물이자 존귀한 예경의 대상으로, 환지본처의 의미를 새기며 사리를 최대한 존중해 여법하게 모실 것"이라며 "보스턴미술관 측의 불교에 대한 이해와 배려에 깊이 감사드리고 문화재청을 비롯한 정부 측의 적극적인 노력과 지원에도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고 전했다.
 

이수지 기자(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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