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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02-06 11: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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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이번 설에는 부모님 폰에 '건강 정보' 넣어드려야겠어요"
내용

입력2024.02.06. 오전 7:01  수정2024.02.06. 오전 8:55

 

[명절에 챙겨볼 부모님 건강 관리]
질환 등 의료 정보 휴대폰 등록
앱에서 진료·투약 이력 한눈에
부산시 병원 동행 서비스도 예정

바닥·조명 점검으로 낙상 예방 
가슴 통증·편측 마비, 즉시 신고
자녀보다 먼저 119에 연락해야

명절은 부모님의 건강을 살필 기회다. 자녀가 관련 정보를 알려주고 미리 서비스를 신청하면 부모님이 보다 효과적으로 응급 상황에 대비하고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은 자녀가 노년기 부모의 건강을 살필 기회다. 자주 찾아보지 못하거나 어르신 홀로 지낸다면 더더욱 응급 상황에 대비하고 건강을 관리하는 방법을 알려드리는 것이 가장 큰 효도일 수 있다. 부모님의 건강한 삶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소개한다.

■의료정보 관리부터 병원 동행까지

스마트폰에 의료정보와 긴급 연락처를 등록해두면 응급 상황에서 구조자가 휴대폰 잠금을 풀지 않고도 환자의 건강 이력과 가족 연락처를 확인할 수 있다. 갤럭시 휴대폰은 설정 메뉴의 '안전 및 긴급'에서 '의료 정보'에 질환과 알레르기, 복용 중인 약, 혈액형 등 정보를, '긴급 연락처'에 비상 연락처를 등록하면 된다. 아이폰은 기본으로 깔린 건강 앱 오른쪽 상단의 내 프로필에 들어가 '의료 정보' 편집을 누른 뒤 관련 정보와 긴급 연락처를 추가하고, '긴급상황 접근' 항목의 '잠겨 있을 때 보기'를 활성화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나의건강기록' 앱은 부모님 휴대폰에 설치해드리면 유용한 앱이다. 최근 1년간의 진료·투약 이력, 10년간의 건강검진 이력, 전체 예방접종 이력과 의료기관의 진단·수술 내역까지 흩어진 의료 기록을 한눈에 보여준다. 야간 운영 약국과 진료병원·응급실도 찾아볼 수 있다.

119 안심콜 서비스는 사전에 등록한 사람이 119에 신고하면, 119 종합상황실 신고 접수화면에 병력 등 정보가 나타나고, 구급대원에게도 전달된다. 등록된 연락처로 신고 알림도 간다. 본인뿐 아니라 자녀 등 대리인이 홈페이지(www.119.go.kr)에서 가입할 수 있다.

대상 기준에 맞는 노인이나 장애인 가구라면 응급안전안심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집안에 응급 호출기, 활동량 감지기, 화재 감지기 등을 설치해 '살려줘'라고 외치거나 불이 나면 119로 자동 연결하고, 활동량이 없으면 안부 전화도 해준다. 가까운 행정복지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부산시는 3월부터 '병원안심동행 서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동행 매니저가 병원 이동부터 접수·수납·진료, 귀가까지 도와준다. 비용은 1시간 1만 5000원, 초과 30분당 7500원이고, 중위소득 50% 이하는 비용을 지원해준다. 행정복지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실내 안전 점검·응급 증상 숙지를

노인에게 특히 위험한 낙상을 예방하려면 부모님 집안의 환경을 점검해보자. 2016년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 통계에 따르면 낙상 사고의 60.5%는 생활공간인 주택에서 일어난다. 가능하면 모든 문턱을 없애고 바닥에 전선이나 물건이 걸리적거리지 않게 치운다. 화장실과 침실은 낙상 사고가 특히 잦은 장소다. 화장실에는 미끄럼방지 매트와 안전손잡이 등을 설치하고, 모든 조명은 LED등처럼 밝은 등으로 교체한다. 침대 옆에도 바로 켤 수 있는 조명을 두는 게 좋다.

부모님이 빠른 치료가 필요한 응급 증상을 숙지하고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119에 신고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가슴 통증과 한쪽 마비는 위험 신호다. 각각 심근경색증, 뇌졸중의 조기 증상으로, 빨리 치료를 받지 못하면 심장이나 뇌가 치명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

동명대 응급구조학과 김성주 교수는 "어르신들은 증상이 있어도 '좀 있으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119 신고를 주저하거나 응급실 방문을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은 빨리 치료받으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지만, 치료가 늦어지면 심각한 후유증이 남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 간혹 증상이 잠깐 나타났다가 괜찮아지더라도 재발하거나 더 악화될 수 있으니 일단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빨리 병원에 가도록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슴을 짓누르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고, 식은땀과 호흡 곤란을 동반하면 심근경색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뇌졸중은 미국 심장뇌졸중학회의 'F.A.S.T 법칙'을 기억하면 좋다. 미소를 지을 때 좌우 얼굴 모양이 다른 경우(Face), 양팔을 수평으로 쭉 뻗을 때 한쪽 팔이 돌아가거나 내려가는 경우(Arms), 같은 단어를 빠르게 반복해 말할 때 말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Speech), 이 중 한 가지 증상이라도 의심되면 즉시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한다(Time to act)는 뜻이다.

김성주 교수는 "어르신들은 응급 상황일 때 당황해서 자녀에게 먼저 전화하는 경우가 많은데, 긴급한 증상이라면 곧바로 119에 연락해 한시라도 빨리 병원 이송과 치료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주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의 '나의건강기록' 앱 화면. 건강검진·예방접종 이력과 의료기관의 진단·수술 내역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최혜규 기자(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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