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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02-21 11: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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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전기차 가격 낮춘다더니 “필수옵션 추가 452만원”…끼워팔기 꼼수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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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4.02.21. 오전 7:27

 

폭스바겐코리아 2023년형 ID.4 [사진 = 폭스바겐코리아]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국내 자동차 업계는 트림(세부모델)별로 내장·외장·편의사양 등 기본품목에 차등을 두는 방식으로 차종별 기본가격을 낮추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차량 가격을 내린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격뿐 아니라 차량 사양까지 낮춘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모델별로 기본가격 기준을 만족하면 국내 전기차 보조금의 100%(최대 650만원)를 받을 수 있다. 올해 환경부는 기본가격이 5500만원 미만인 차량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100% 지급하기로 정했다.

전기차 보조금은 소비자가 지불하는 최종 가격이 아니라 인증사양별 기본가격에 따라 책정된다. 모터 출력, 배터리 용량, 공조장치 유형, 구동 방식 등이 같다면 ‘풀옵션’이 장착된 최상위 트림이든 옵션을 최소화한 최하위 트림이든 동일한 액수의 보조금이 지급된다.

수입차 업계는 더 낮은 가격대의 트림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보조금 정책의 빈틈을 파고들고 있다.

지난해 4월 폭스바겐코리아는 2023년형 ‘ID.4’ 가격을 공개하면서 5690만원짜리 ‘프로 라이트’라는 트림을 신설했다. 작년에는 5700만원 미만 전기차에 보조금 100%가 지급됐다. 기존에 판매되던 5990만원짜리 트림에는 ‘프로’라는 이름을 붙였다. 올해 보조금 100% 지급 기준이 5500만원으로 하향 조정되자 폭스바겐코리아는 ID.4 프로 라이트 가격을 5490만원으로 낮췄다. ID.4 프로 가격은 기존과 동일한 5990만원이다.

ID.4 프로 라이트는 헤드·리어램프 디자인이 프로 트림과 다르고, 외장색도 흰색·검정색 둘 중에서만 고를 수 있다. 프로 라이트 트림에선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나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등 옵션도 제외됐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선 비용을 더 들이더라도 프로 트림을 사는 게 낫다는 반응이 나왔다.
 

테슬라 모델 Y [사진 = 테슬라코리아]테슬라는 중국에서 생산해 국내로 들여오는 모델Y RWD의 기본가격을 기존 5699만원에서 5499만원으로 최근 인하했다. 다만, 테슬라를 상징하는 주행 보조 기능 ‘오토파일럿’을 사용하려면 소비자는 452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옵션 가격을 포함하면 소비자가 지불하는 실제 가격은 보조금 100% 지급 기준인 6000만원을 넘어서는 셈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도 보조금을 최대한 받기 위해 기본가격은 낮게 책정하는 대신 기본사양을 낮추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동일 차급의 내연기관 모델에선 기본품목으로 들어가는 사양을 전기차에선 상위 트림에만 집어넣는 식이다.

일례로 기아 ‘스포티지’ 기본 모델은 이중접합 차음 유리를 윈드실드와 1열 유리에 적용하고 있지만, ‘EV6’ 기본 모델은 윈드실드에만 이중접합 차음 유리를 사용하고 있다. EV6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1열에도 차음 유리를 적용하려면 300만원가량 더 비싼 모델을 사야 한다.
 

문광민 기자(door@mk.co.kr), 홍혜진 기자(honghong@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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