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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서핑하다 갑자기 하반신 마비 온 국내 치과의사…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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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4.03.06. 오후 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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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김보현씨는 서핑을 하다 하반신 마비가 와 지금까지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다./사진=유튜브 채널 ‘원샷한솔’ 캡처
친구들과 함께 서핑 하다가 하반신이 마비돼 휠체어를 타고 진료를 보는 한 치과의사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일 구독자 78만 명을 보유한 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의 채널에는 '하루아침에 하반신 마비가 된 이유와 생각보다 너무 위험한 이 행동'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 영상에서 치과의사 김보현 씨는 "서핑을 처음 하러 갔는데, 늦게 도착해서 제대로 준비 운동을 하지 않고 합류했다"며 "파도를 탈 때 허리를 세웠다가 확 접는 동작을 반복하는데 이때 혈관에 충격이 갔다"고 말했다. 이어 "혈액이 점점 공급이 안 되면서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몰려왔고 결국 하반신이 마비됐다"고 했다. 그의 진단명은 '파도타기 척수병증(surfer's myelopathy)'으로 국내에서는 발병 기록조차 드문 질환이다. 파도타기가 어떻게 하반신 마비로 이어질 수 있을까?

'파도타기 척수병증'은 서핑을 하다가 드물게 생기는 신경병증으로, 허리를 과하게 젖히는 과신전 자세가 반복될 때 생긴다. 파도타기를 하다 보면 허리를 꼿꼿하게 세웠다가 접는 동작을 반복하게 된다. 이때 척추 혈관이 충격을 받으면 혈관이 붓고 혈액 공급이 줄어드는 허혈성 손상이 생길 수 있다. 혈관에 피가 통하지 않으면 신경에 손상이 가고, 이는 대소변 장애, 하반신 근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증상이 심각해지면 하체의 신경이 모두 마비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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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김보현씨가 파도타기 척수병증을 설명하고 있따./사진=유튜브 채널 ‘원샷한솔’ 캡처
파도타기 척수병증은 주로 20~30대 남성들이 서핑을 배우러 간 첫날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서핑이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동작을 따라 하면 저절로 허리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준비운동을 하지 않고 서핑하면 발병률은 더욱 높아진다. 이외에도 필라테스, 요가, 곡예 등 허리를 쓰는 다른 운동을 하다가도 충분히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서핑 전 충분한 준비운동은 필수다. 서핑을 처음 배우는 사람은 더욱 확실하게 몸을 풀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파도를 타다가 순간적으로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극심한 허리 통증이 느껴진다면 즉시 서핑을 그만두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만약 휴식을 취해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고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면 병원을 찾아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치료는 보통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정맥 주사를 사용해 근력 회복을 돕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파도타기 척추병증의 표본 자체가 워낙 적아 제대로 된 치료 방법에 대한 연구는 아직 진행 중이다.
 

이슬비 기자 lsb@chosun.com윤주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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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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