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4.04.30. 오전 11:28
인공감미료 ‘네오탐’(Neotame)이 장내 미생물을 병들게 해 장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오탐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발암 가능 물질로 지정했던 ‘아스파탐’의 대체물로 설탕보다 최대 1만3000배 더 단맛을 내 케이크·껌·탄산음료 등에 재료로 쓰인다. 29일(현지시각)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앵글리아러스킨대학과 방글라데시 자한기르나가르대학 공동 연구팀은, 최근 네오탐이 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그 결과를 국제학술지 ‘첨단영양학회지(Frontiers in Nutrition)’에 발표했다. 네오탐은 설탕보다 최소 7000배부터 최대 1만3000배가량 더 달고 아스파탐보다 강력하면서도 열에 안정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연구팀은 인간의 장 모델을 만들고 대장균과 장구균 등 건강한 장내 미생물을 투입한 뒤 네오탐에 노출시켰다. 그 결과 세포사멸(apoptosis)이 증가하고 장벽 누수 현상이 나타났다. 또 무해한 장내 세균들이 응집해 생물막을 형성하고, 장의 상피장벽에 달라붙거나 침부하는 등 병원성을 띠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팀을 이끈 하보비 치처 교수는 “인공감미료는 설탕보다 나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부 소비자에게는 큰 해를 끼칠 수 있다”며 “사카린, 수크랄로스, 아스파탐 같은 인공감미료는 설사와 장염을 유발할 수 있고 병든 장내 세균이 혈류로 들어갈 경우 패혈증 같은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했다. 또 일일 섭취 허용치보다 10배 낮은 용도의 네오탐도 장 장벽을 붕괴시켜 과민성 장 질환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2007년 네오탐의 안전성을 확인했고 이후 35개국 이상에서 사용이 승인됐다. 그러나 EFSA는 그간의 연구 결과 등을 근거로 네오탐을 포함한 인공감미료에 대한 안전성을 재평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지연 기자 jymoo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