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신고
"가격부담에 관객 줄어 영화제작 포기"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시민단체가 영화표 가격을 담합하고 폭리를 취했다며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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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와 민생경제연구소 등 소비자·시민사회단체들이 26일 서울 용산구 CGV 본사 앞에서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를 공정위에 신고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영화관 3사가 국내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독점하고, 영화표 가격을 동시에 올리면서 관객 감소와 영화계 침체란 악순환을 유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현장에는 참여연대와 신고 대리인으로 참여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관계자 외에도 이하영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운영위원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영화관 3사의 폭리가 관객 부담을 늘리는 것을 넘어 영화계를 생사의 갈림길로 내몰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3사는 극장 수와 임대료, 인건비, 영업수익이 천차만별임에도 1위 사업자인 CGV가 가격을 올리면 1~2달 사이에 가격을 동일하게 올려 담합행위가 의심된다”며 “공정거래법은 담합행위를 인정할 때 명시적인 합의뿐 아니라 의사의 일치가 있었다는 상호인식이나 이해·묵시적 합의까지 포함해 판단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는 국내 멀티플렉스 영화관 459개 중 449(97.8%)를 점유하면서 영화 투자·제작·배급·상영 등 영화산업 전반에 참여하고 있다. 3사는 2019년 주말 기준 12000원이던 영화표 가격을 2020년과 2021년, 2022년에 3회에 걸쳐 1000원씩 동일하게 인상했다. 이 기간 영화표 값의 인상률은 40%에 달한다. 물가상승률의 10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이하영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운영위원은 “영화 티켓값 인상으로 관객들이 월 3~4회 보던 영화관람을 1회로 줄이면서 300만~400만명이 찾던 소위 ‘중박 영화’가 사라지고 ‘1000만 영화’ 아니면 ‘쪽박 영화’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시장의 97%를 점유한 멀티플렉스 3사가 돈이 되는 영화 위주로 황금시간대를 도배해 관객의 영화 선택권이 줄고, 영화계는 영화 제작을 포기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올해 초 관객 수 1000만을 넘긴 ‘파묘’는 티켓값 상승에도 제작사, 배급사와 수익을 정산하는 기준인 객단가는 오히려 떨어져서 약 105억원을 손해봤다”며 “티켓 값 인하 요구와 더불어 객단가의 정상화, 통신사·카드사 할인 비용 떠넘기기 등을 해결해야 영화계가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영화사 3사는 한국상영발전협회의 입장문을 통해 “가격 결정은 철저히 각 사업자의 경영 판단으로 진행된다”며 “영화 티켓 값이 유사한 것은 극장의 운영 형태, 판매하는 상품, 임대료나 인건비 등 손익에 반영되는 제반 비용구조가 유사한 사업 특성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소비자·시민사회단체들은 기자회견 직후 영화사 3사에 대한 신고서를 공정위에 제출했다. 영화계와 소비자·시민단체는 다음 주에도 불투명한 객단가와 할인비용 떠넘기기 등 다른 불공정 행위를 공정위에 신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