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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07-31 04: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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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성중립 화장실? 성범죄 온상 될라...
내용

 

입력2024.07.31. 오전 3:07

 

 

[정거장 캠페인] <50> 성중립 화장실 논란


지난 6월 서울 중구 을지로일대에서 열린 서울퀴어문화행사에 설치된 성중립화장실 모습.

 

지하철 1호선 대방역 2번 출구를 나오면 3층짜리 건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층수가 낮은 대신 넓은 공간이 펼쳐진다. 서울 동작구에 있는 ‘서울가족플라자’(옛 스페이스 살림)다.

최근 방문한 서울가족플라자에선 기업과 사람의 성장 및 공간을 지원하고 창업문화를 조성해 시민의 다양한 일상 변화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졌다는 안내문이 있었다. 그런데도 이곳이 마냥 편하지 않은 건 남녀 화장실 외에 성별 구분 없이 사용 가능한 성중립 화장실인 ‘모두의 화장실’과 성별 구분 없는 장애인 화장실이 설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은 2021년 서울시가 주최한 ‘제1회 서울 유니버설 디자인 대상’에서 공공부문 대상을 받은 장소이기도 하다.

 

 

‘모두’의 이면에 숨겨진 함정

 

‘유니버설디자인’이란 나이·성별·장애의 유무·국적 등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센터에 따르면 성중립 화장실 설치를 합법화한 ‘유니버설디자인 조례’는 서울시를 포함 전국에서 30여곳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경기도교육청도 포함돼 있다.

해당 조례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은 ‘모든 사람’에 있다. 신효성 명지대학교 법무행정학과 객원교수는 “모든 사람에는 동성애자 트랜스젠더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라며 “유니버설디자인 적용 범위에는 공중화장실도 포함된다. 성중립 화장실 설치를 정당화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니버설디자인에 의해 설치된 성중립 화장실인 ‘모두를 위한 화장실’은 현행법인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에서 공중화장실은 남녀화장실로 구분하여야 한다는 공중화장실 등의 설치기준을 위반(제7조 제1항)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하위 규범인 조례가 상위 법령을 위반한 것이다.

성중립 화장실은 지난 6월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에서 열린 서울퀴어문화행사에서도 볼 수 있었다. 행사 부스 정중앙에 설치된 화장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열려 있었다. 실제로 남녀 참가자들이 같이 화장실에 들어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최근 몇몇 지자체에서는 유니버설디자인 조례 제정 움직임이 포착됐다.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종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인천시교육청 유니버설디자인 촉진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에 철회했다. 경상북도의회 소속 박선하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달 건설소방위원회에서 일상 속 장벽 없는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경상북도 유니버설디자인 생활환경 조성 조례안’을 발의했다.

이밖에 대학가에서도 성중립 화장실을 볼 수 있다.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와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가 대표적이다. 해당 학교에는 사실상 동성애자를 위한 성중립 화장실이 설치돼있다.

 

 

성범죄 증가하고 성윤리 파괴돼

 

해외에서는 성중립 화장실이 보편적인 문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커피숍이나 식당 등에서는 성중립 화장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설치 이후 성범죄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도 성중립 화장실 설치로 성범죄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 교수는 “‘모두를 위한다’는 말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고 했다. 실제로 2023년 6월 영국 런던 북서부 에식스의 한 중학교에서 10대 남학생이 성중립 화장실을 드나들며 여자 동급생들을 상대로 총 4건의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체포됐다. 이 가운데 3건이 성중립 화장실 안에서 발생했다. 2020년 3월 미국 위스콘신주의 한 고등학교에 설치된 성중립 화장실에서 18세 남학생이 여학생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학교 측은 성중립 화장실을 폐쇄하는 조처로 대응했다.

이용희 에스더기도운동 대표는 “미국 뉴욕에선 성중립 화장실을 이용하는 여성이 트랜스젠더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성중립 화장실이 확산할 경우 사생활이 보장이 안 돼서 성범죄가 어떤 형태로든 발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발생 가능한 성범죄의 예방을 위한 적절한 대비책도 함께 강구돼야 한다”고 전했다.

성중립 화장실이 전통적 성윤리와 가족 개념 등을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길원평 한동대 석좌교수는 “성중립 화장실은 동성애자의 인권을 추구한다고 하지만 정상적인 남녀 관계의 역할 구분을 모호하게 만든다”며 “성중립 화장실 설치 등을 ‘문화’로 만든 후에 관련법까지 개정하려는 것은 궁극적으로 정상적 가족관계를 해체시키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유경진 기자(ykj@kmib.co.kr)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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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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