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사옥. 뉴스1하이브 등 대형 연예기획사들이 아이돌 ‘굿즈(팬을 위한 상품)’ 판매로 큰 수익을 내면서도 팬들의 반품·환불 요구는 거부하는 등 소비자 기만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의 제재에도 기획사의 굿즈 갑질이 반복되고 있는 데 대해 처벌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이 하이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하이브는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아이돌 굿즈 판매로만 1조2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기간 하이브 총 매출액인 6조21100억 원의 약 2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8월 굿즈를 판매하는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들에 과태료 처분과 시정명령을 내렸다. 법에서 정한 환불 기간을 멋대로 줄이고 포장 개봉을 이유로 환불을 제한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구성품 일부가 빠져 있어도 상품 개봉 과정을 촬영한 동영상이 없으면 교환, 환불을 해주지 않은 사실도 적발했다.
강 의원은 “하이브 자회사인 위버스컴퍼니는 위법 사항을 자진시정하겠다며 과태료를 감경 받았는데 최종적으로 납부한 금액은 300만 원에 불과했다”며 “이는 하이브가 굿즈 판매로 벌어들인 천문학적 매출액 대비 0.000025%에 불과한 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지속적인 제재와 경고에도 아이돌 기획사의 굿즈 갑질이 반복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2019년에도 8개 연예기획사에게 31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며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럼에도 한국소비자원의 연예기획사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2019년 69건에서 지난해 283건으로 5년간 4배가량 증가했다. 반복되는 지적에도 굿즈 갑질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천문학적 굿즈 수익에 비해 정부의 제재가 솜방망이 처벌이기 때문이라는 게 강 의원의 판단이다.
강 의원은 “아이돌 기획사들의 어린 팬심을 볼모로 한 배짱 영업이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다”며 해외 팬들 또한 불공정 갑질의 피해자”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에 “제재 방안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철저히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7일 열린 문체부 국감 증인에는 양민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와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정욱 JYP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등이 포함됐다.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