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헌종(재위 1834∼1849)이 왕실의 어르신을 위해 성대하게 연 잔치가 디지털 기술로 되살아납니다.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진흥원, 수원화성박물관과 함께 오늘(23일)부터 경기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조선의 희비애락, 한눈에 보다’ 기획전을 엽니다.
기록문화의 정수로 여겨지는 의궤(儀軌)에 정보통신기술(ICT)을 더한 전시입니다.
의궤는 국가나 왕실의 중요한 행사가 끝난 후 전 과정을 정리해 책으로 엮은 기록물로, 2007년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 대표 목록에 등재됐습니다.
전시에서는 가례(家禮)·길례(吉禮)·흉례(凶禮) 등 조선시대 주요 의례를 소개합니다.
나라에서 여는 잔치를 뜻하는 ‘연향’(燕享) 부분에서는 1848년 3월 창경궁의 통명전에서 열린 행사를 기록한 ‘헌종무신진찬의궤’(憲宗戊申進饌儀軌)의 한 장면을 만날 수 있습니다.
헌종은 할머니인 순원왕후의 육순(六旬·60세를 뜻함)과 어머니인 신정왕후의 망오(望五·쉰을 바라본다는 뜻으로 41세를 이름)를 축하하고자 성대한 잔치를 열었는데, 왕실 여인들이 참여하는 내진찬, 밤에 열리는 야진찬 모습을 증강현실(AR)로 구현했습니다.
정조(재위 1776∼1800)가 1795년 수원화성에서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 등 여러 행사를 치른 뒤 남긴 ‘화성행행도’(華城行幸圖) 8폭 병풍 등 관련 유물도 함께 전시합니다.
나라에서 지내 온 제사의 모든 예절을 이르는 ‘길례’ 부분에서는 1706년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종묘의궤’(宗廟儀軌)를 만날 수 있습니다.
종묘에서 열리는 제례는 국가 의례 중에서도 가장 격이 높고 규모가 큰 행사로, 관람객들은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한 영상을 보면서 장엄한 의례 절차와 음악도 함께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정조의 국장 절차를 기록한 ‘정조국장도감의궤’(正祖國葬都監儀軌) 속 수많은 사람과 각종 의장도 디지털 기술로 되살려 생생하게 볼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국가유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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