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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10-07 12:4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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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용산’ 퇴직한 44명 전원, 금융-공기업 등 재취업
내용

 

입력2024.10.07. 오전 3:05 

 

 

금융권 8명-공공기관 11명 취업
‘김대남 낙하산 논란’ 사례 늘듯
기업으로 옮겨간 퇴직자도 17명
野 “대통령실 경력이 프리패스 돼”

 


 

최근 2년간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을 퇴직한 공직자 44명이 전원 취업 승인을 받아 국내 주요 금융권과 공공기업, 대기업 등으로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SGI서울보증 상근감사위원으로 임명돼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진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등과 유사한 사례가 추가로 더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대상 기업 등으로 옮겨간 공직자도 17명이었다. 7일 시작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전관예우 특혜를 노린 ‘방어용 영입’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인천 연수을)실이 인사혁신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2년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대통령실에서 퇴직한 뒤 취업 심사를 받은 44명 전원이 취업을 허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퇴직 공직자는 퇴직일로부터 3년 안에 재취업하는 경우 취업 심사를 받아야 하며, 공직자윤리위원회가 퇴직 전 5년간 소속했던 기관과 취업 심사 대상 기관의 업무 간 밀접한 관련이 없다고 확인하면 재취업이 가능하다.

44명 중 금융권으로 이동한 인사는 김 전 선임행정관을 포함해 8명이었다. 올해 3월과 4월 김진성 전 대통령법률비서관실 행정관과 장인환 전 대통령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이 각각 BNK경남은행 상임감사위원과 NH농협은행 사외이사로 이동했다. 공공 및 유관 기관으로 이동한 경우도 11명이었다. 올해 8월엔 허청회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한국지능형교통체계협회장으로 취임했고, 지난해 대통령실 4급 출신 2명이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인 SR 부사장이 됐다.

기업으로 옮긴 공직자도 17명이었다. 특히 카카오, 쿠팡, 우아한형제들 등 이커머스 플랫폼 업체들로의 이동이 많았다. 최근 배달료 인상 논란에 휩싸인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7월 대통령실 부대변인 출신을 고문으로, 카카오는 올해 4월과 지난해 7월 3급 직원 2명을 영입했다. 쿠팡도 올 초 이충윤 전 행정관에 이어 7월에도 대통령실 4급 출신을 이사로 영입했다.

정 의원은 “‘대통령실’ 경력이 사실상 재취업의 프리패스권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가 형식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거취 압박을 받던 김 감사는 감사직 자진 사퇴 의사를 굳히고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출신 19명 금융권-공기관行… 카카오 등 기업엔 17명

 

취업승인 심사 44명 전원 재취업
경력 관계 적은 금융권-공기업 이직
대통령실 퇴직뒤 농협-경남銀으로… 연봉 수억 감사 자리에도 줄포진
국감 앞 대통령실 출신 영입 러시
3급 2명 ‘지배구조 리스크’ 카카오로… ‘수수료 논란’ 배민 고문 맡기도

 


#올해 8월 장인환 전 대통령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이 NH농협은행 사외이사로 선임되자 금융권은 물론이고 대통령실 안팎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농협은행은 장 전 행정관을 사외이사로 추천한 사유로 “공직업무 수행 및 민간 사회단체 활동 등 시민사회 분야에서의 다양한 실무 경험과 전문성”을 꼽았다. 하지만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종교단체 등을 주로 담당했던 장 전 행정관이 전혀 경력과 관계없는 금융권으로 이직한 것을 두고 뒷말이 나왔다고 한다. 농협은행은 국회 국정감사 대상이고, 감사원 감사도 받는다.

#올해 4월 BNK경남은행 상임감사로 임명된 김진성 전 대통령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은 금융감독원 출신이지만 검찰 수사관으로 오래 근무한 인사다. 검찰 내 회계 분석 전문가로 유명해 윤석열 대통령과도 안면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신설되자 공수처 수사관으로 자리를 옮겼고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으로 발탁됐다.

● 금융권 ‘낙하산 인사’ 논란

최근 대통령실 선임 행정관 출신인 김대남 SGI서울보증 상근감사위원의 ‘낙하산 인사’ 논란을 두고 여권 내에서도 “부적절한 자리”라며 “스스로 거취를 고민해야 한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2년간 대통령실에서 퇴직한 공직자 44명 중 8명이 금융권으로 이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실이 인사혁신처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

이들 외에도 대통령실 출신들이 한국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관 담당자, 새마을금고 계열사인 엠캐피탈 자문위원 등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각종 인허가 등 금융 산업에 대한 당국의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에 업무 연관성이나 전문성보다는 정부의 정책 기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선도 닿을 수 있는 정치권 출신들을 찾게 된다”고 했다.

금융권에서는 ‘규제 산업’인 금융 산업의 특성상 낙하산을 견제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토로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나 당국에서 추천하는 인사를 거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정치권 인사가 ‘대외협상 창구’로 기능하는 관행이 자리 잡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계 출신 인사들이 감사 자리에 줄포진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감사는 이사 업무 집행과 회계를 감사할 권한을 가지는, 해당 기관의 사실상 2인자다. 이 때문에 연봉도 통상 수억 원에 달하고 관용차 등 의전이 뒤따른다. 삼정KPMG에 따르면 2022년도 회계연도 기준 감사 보수 평균 금액은 1억1641만 원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감사는 주주를 대신해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견제하고, 회계상 문제점을 끄집어내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낙하산 인사’가 이어지면 금융 관련 제도 변화의 회사 적용에 둔감할 수 있고, 금융 비리를 제대로 걸러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 공기업으로 11명, 기업으로 17명

대통령실 출신들의 공기업행도 줄을 잇고 있다. 수서고속철도를 운영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준시장형 공기업인 SR의 경우 지난해 7월 대통령실 4급 출신 심영주 부사장을 영입했다. SR은 지난해 3월에도 대통령실 4급 출신을 부사장으로 영입했으며, 최근에도 3급 상당을 비상임이사로 채용 심사 중이다.

올해 8월엔 국민의힘 후보로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대통령실을 퇴직했던 허청회 씨가 한국지능형교통체계협회장으로 옮겼다. 그 외에도 최철규 전 대통령국민통합비서관이 지난해 11월 강원랜드 부사장이 됐고, 윤재우 전 대통령디지털소통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지난해 초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기획경영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 밖에 강윤묵 전 대통령홍보수석실 행정관이 지난해 6월 한국IPTV방송협회 사무총장이 됐고 그 외에도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상임감사, 한국평가데이터 감사 등을 맡았다. 문건 유출 문제 등으로 면직 결정을 받았던 시민사회수석실 비서관 출신 임현조 씨는 2022년 11월 공항철도 경영본부장직으로 옮겼다.

44명 중 17명은 기업으로 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올해 2월 대통령법률비서관실 출신 이충윤 전 행정관(4급)을 경영관리실 이사로 영입했다. 배달 플랫폼 업계 1위 ‘배달의민족’ 운영업체인 우아한형제도 올해 7월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3급)을 비상근 고문으로 영입했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 등으로 지배구조 리스크를 겪고 있는 카카오는 지난해 6월 대통령실 3급 출신을 카카오모빌리티 이사로 영입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도 3급 출신을 ESG 전문위원으로 채용했다. 삼표산업 계열사인 에스피네이처 법무실장으로도 지난해 6월 대통령실 3급 출신이 이동했다.

별정직 고위공무원 중에선 지난해 7월 김일범 전 대통령의전비서관이 현대자동차 부사장으로 갔고, 올해 2월 이진복 전 대통령정무수석이 반도체 장비 업체인 제이스텍 사외이사가 됐다. 대통령 전속 사진가 출신인 김용위 씨는 올해 8월 외식업체 놀부의 대표이사가 됐다.

정 의원은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 등을 앞두고 대통령실 출신 공직자의 영입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며 “정권 출신 공직자가 기업의 애로사항 해결에 역할을 해줄 수 있지 않겠냐는 유착관계의 고리를 잘라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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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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