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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식2022-12-07 08: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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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고귀한 머리 숙여선 안돼” 시진핑, 의미심장한 장쩌민 추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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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귀한 머리 숙여선 안돼” 시진핑, 의미심장한 장쩌민 추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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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귀한 머리 숙여선 안돼” 시진핑, 의미심장한 장쩌민 추모사

입력2022.12.06. 오후 4:09   수정2022.12.06. 오후 4:10

 

6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추도대회가 거행되고 있다. CC-TV 캡쳐지난달 30일 사망한 장쩌민(江澤民·1926~2022) 중국 전 국가주석의 국장(國葬)이 6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거행됐다.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추도대회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전·현직 정치국 상무위원을 비롯해 장 전 주석의 부인 왕예핑(王冶平) 여사와 유가족 등이 참석했다. 전날 영결식장에 모습을 드러냈던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차이치(蔡寄) 정치국 상무위원의 사회로 추도대회가 시작되자 14억 중국인은 3분간 고개를 숙여 묵념을 했다. 묵념이 진행되는 동안 중국 전역에서 경적과 방공 경보가 울려 장 전 주석을 추모했다. 그동안 상하이·선전·홍콩의 주식과 선물, 외환 등 모든 금융시장은 거래를 중단했다.

6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추도대회가 거행되고 있다. CC-TV 캡쳐
이후 시진핑 주석의 추모사 낭독이 50여분간 이어졌다. 시 주석은 “우리가 장쩌민 동지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것은 그가 일평생 심혈과 정력을 중국 인민에 바쳤기 때문이며 민족 독립, 인민 해방을 쟁취하고 국가 부강과 인민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평생 분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1989년 천안문 사태 때 장 전 주석의 단호했던 태도를 부각했다. 시 주석은 “1989년 봄·여름 간 중국에서 엄중한 정치 풍파가 발생하자 장쩌민 동지는 당 중앙의 기치 선명한 동란 반대, 사회주의 국가 정권 수호, 인민의 근본 이익을 수호하는 정확한 정책을 단호히 옹호하고 집행했다”고 힘줘 낭독했다. 또 “20세기 80년대 말과 90년대 초 국내외에서 엄중한 정치 풍파가 발생하고, 세계 사회주의에 엄중한 곡절이 출현하고, 일부 서방 국가가 중국에 소위 ‘제재’를 진행하면서 중국 사회주의 사업 발전이 공전에 없던 거대한 어려움과 압력에 직면했다”고 당시를 회고한 뒤 “장쩌민 동지가 이끄는 지도부가 흔들림 없는 투쟁으로 중국 발전의 견실한 기초를 마련했다”고 칭송했다.
 

6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추도대회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추도사를 낭독했다. CC-TV 캡쳐최근 3연임을 확정한 시 주석은 장 전 주석의 권력 이양을 “심모원려”라며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장쩌민 동지는 중대한 전략 문제를 고도로 중시했다”며 “16차 당 대회(2002년) 준비 기간, 스스로 직무를 맡지 않겠다며 중앙위원회에서 물러나 당과 국가 고위층 지도부의 신구 교체를 도왔다”고 강조했다.

“사람은 고귀한 머리를 숙여선 안 된다”는 장 전 주석의 어록도 소환했다. 시 주석은 “과감하게 투쟁하고, 과감하게 승리하는 것은 중국공산당과 중국 인민이 지지 않는 강대한 정신 역량”이라며 “모든 적을 압도하는 영웅적인 기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퇴진 구호까지 등장한 ‘백지시위’에 대한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날 거행된 장쩌민 추도대회는 25년 전 덩샤오핑 추도대회와 여러 면에서 대조를 이뤘다. 우선 참가자 숫자가 크게 줄었다. 인민대회당 대례당을 가득 메워 1만명이 참석했던 덩샤오핑 추모식과 달리 이날 생방송 화면에 비친 행사장 1층과 2층에는 빈 좌석이 적지 않았다. 추도대회 참석자는 1·2층 각각 3500석 객석 숫자를 감안할 때 약 6000명 정도로 추산됐다. 당시 장쩌민 전 주석이 슬픔에 눈물을 흘리던 것과 달리 시 주석은 내내 담담한 어조로 추도사를 읽어내려갔다.
 

시위·방역에 10만 시민 거리 송별 없었다

10만 베이징 시민의 송별도 사라졌다. 전날 화장 의식이 치러진 바바오산(八寶山) 혁명묘지로 운구되는 도로 양측에는 공산당원 1000여명이 대형버스로 동원됐다고 홍콩 명보가 6일 보도했다. “연도에 송별하는 수도의 군중 십여만 명이 슬프게 흐느꼈다”던 25년 전과 달리 최근의 백지시위와 방역을 이유로 베이징 시민의 접근을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쩌민 장례위원회는 이미 지난달 30일 1호 공고에서 “유해 고별 의식을 거행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는 일반인을 위한 분향소를 마련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1976년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 추모 행렬이 1차 천안문 사건, 1989년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 추모 열기가 2차 천안문 사건으로 번진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하남석 서울시립대 교수는 최근 백지시위와 맞물린 장 전 주석 추모 정국과 관련해 “중공 당국은 일반 시민의 방역 완화 요구와 체제 불만을 요구하는 정치적 목소리를 분리해 전자는 방역 수위를 조절하면서 관리하고, 후자는 ‘외부세력’으로 몰아 탄압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 언론 “윤 대통령, 높은 격식으로 조문”

국제적인 조문 열기가 덩샤오핑 사망 당시에 크게 못 미치자 이를 두고 장 전 주석 개인이 아닌 중국이 처한 외교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쑨자예(孫嘉業) 명보 칼럼니스트는 “장쩌민 타계 후 지금까지 조전을 보내거나 애도를 표한 세계 정상급 지도자는 70여 명에 불과하다”며 “주요 7개국(G7) 중에는 일본 총리와 독일 대통령만 조전을 보내는 등 유럽 국가 대부분은 반응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서울 중국 대사관을 직접 찾아 높은 격식의 조문을 했다”며 “이는 파키스탄·세르비아·스리랑카와 동급의 의전”이라고 했다. 덩샤오핑 타계 때에는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곧바로 애도를 표시했고, 하시모토 료타로 당시 일본 총리가 도쿄 중국 대사관을 찾아 조문하는 등 각국의 조문 열기가 뜨거웠다.

한편 추도대회를 마친 장 전 주석의 유골이 어디에 안치될지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덩샤오핑의 유골은 대만해협에 뿌려졌고, 화궈펑 전 주석, 양상쿤 전 주석은 고향에 안장됐다. 장 전 주석 집권 말기이던 2002년 5월 숨진 시 주석의 부친 시중쉰(習仲勳)의 묘역은 산시(陝西)성 웨이난(渭南)시 푸핑(富平)에 조성되어 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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