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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식2023-03-28 12:4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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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만 최전방 금문도 주민들 비무장지대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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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만 최전방 금문도 주민들 비무장지대화 추진
내용

 

입력2023.03.28. 오전 11:29   수정2023.03.28. 오전 11:34

 

중국 본토와 교량 건설해 경제특구 설치 강조
정계 일각 중국 공작 영향 비판…실현 어려워

[서울=뉴시스]대만 금문도 북동쪽 해안가에는 중국 본토를 겨누는 지하 곡사포 포대가 길게 늘어서 있다. (출처=미 스탠포드대 인공지능센터) 2023..28.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이 27일 중국 방문을 시작한 데 이어 차이잉원 현 총통이 29일 미국을 방문하는 등 대만 정계가 중국과 관계를 두고 극도의 분열상을 보이고 있다. 다수의 대만 주민들이 중국에 완전히 복속되는데 반대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광대한 중국 시장을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대만의 최전선 지역 금문도의 분위기를 탐방하는 르포기사를 실었다. “대만의 자유 대 중국의 돈: 중간에 낀 사람들의 곤혹한 처지”라는 제목이다. 다음은 요약.

금문도에서 살아온 첸양후는 부모로부터 식당에 중국인민군이 쏜 포탄이 떨어져 국수 그릇에 군인이 코를 박고 숨졌던 일을 자주 듣는다. 당시 상황을 전하면서 첸은 선전 삐라가 담긴 발사체가 숨진 군인 복부에 떨어져 내장이 쏟아지는 장면을 손으로 묘사했다.

올해 49살인 첸은 자신도 식사 도중에 포탄을 맞을 것을 겁내진 않는다. 그는 다른 지방 정치인 7명과 함께 금문도를 영구비무장지대로 만들어 중국과 교역을 활성화해야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무소속 지방의원인 그는 “금문도를 평화실험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다 건너 7km 떨어진 곳이 중국 샤먼이다. 대만 수도 타이페이는 330km 떨어져 있다. 특히 인구가 대만의 60배에 달하는 중국은 매우 강력한 시장이다.

금문도는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설립된 이래 긴장이 늦춰진 적이 없는 곳이다. 대만 정부는 이곳에 군대를 배치해 공산주의가 넘어오진 못하도록 방패 역할을 맡겨왔다.

지난달 제시된 금문도 ‘비무장지대화“ 제안에 대해 대만 집권 민진당은 무시하거나 비난하고 중국의 공작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의심했다.

반면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 방안이 중국 공산당이 강조해온 대만 문제 해결방안이 진전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환영했다. 2300만 대만 주민들이 전쟁을 피하기 위해 중국에 복속되길 원한다는 주장이다. 한 매체는 ”금문도가 평화적 통일의 시범대가 될까“라고 썼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오래 전부터 대만 통일 방안으로 군사력을 과시하는 한편 보상책을 제시하는 방법을 강조해왔다. 지금도 그는 대만과 차이를 비군사적으로 해소하길 원한다고 강조하는 한편으로 대만을 포위하는 등 군사적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금문도가 중국 본토에 가까운 탓에 이곳의 정치 성향은 대만 전체와는 거리가 있다. 중국이 막강한 경제력으로 대만 주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첸은 금문도 비무장지대화 계획이 대만 민주주의를 훼손할 것이라는 비난을 반박했다. 샤먼까지 다리를 놓아 특별경제지역을 형성하는 것은 정치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을 불신하는 사람들은 이 제안이 어렵게 지켜온 대만의 자유를 훼손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제안자들이 중국의 조종을 받고 있다고 의심까지 한다.

금문도에선 경제적 보상을 약속하는 시주석의 제안이 대만 사람들의 분리 의지를 약화시키는 조짐도 일부 볼 수 있다. 금문도 건너편 샤먼에서는 2025년 개항을 목표로 진행중인 국제 공항 건설공사가 한 눈에 보인다.

금문도 특산품인 금문 고량주는 중국의 침공을 막는 군인들 사기 진작을 위해 1950년대 처음 만들어진 것이다. 금문 고량주 회사는 지금도 본토에서 철수해 대만 사수를 외친 장제스 전 총통의 이름이 새겨진 고량주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는 금문 고량주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직후 금문 고량주 등 100종의 대만산 백주 수입을 중단했었다.

이 회사 부사장 유홍린은 회사의 사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솔직히 대만 시장은 너무 좁다. 백주 시장은 본토가 가장 크다. 우리도 당연히 중국 시장을 노린다“고 했다.

국립 금문대학교 루쳉펑 교수는 중국 정부의 의도를 잘 아는 대만 정부는 중국과 경제 교류 확대에 신중하지만 금문도 주민들은 교류 확대를 통한 경제적 보상을 더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문도를 비무장지대화하자는 제안이 실현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예상했다.

내년 1월로 예정된 대만 총통 선거에서 금문도 비무장지대화 방안이 쟁점이 될 수 있다. 야당인 국민당은 여당 민진당처럼 중국을 도발하지 않으며 평화를 중시한다고 강조해왔다.

금문도 주민들 모두가 비무장지대화 제안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제안에 강력히 반대해온 무소속 지방의원 텅센포는 ”전쟁을 일어나면 언제든 우리들 모두 휘말리게 된다. 그게 냉엄한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강영진 기자(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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