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5.29. 오전 5:02 수정2023.05.29. 오전 6:07
[서울=뉴시스]셰펑 신임 주미 중국대사가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무부에서 빅토리아 눌란드 미 국무부 차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출처: 셰펑 트위터> 2023.5.26[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대미 외교 베테랑'으로 평가되는 셰펑 신임 주미 중국대사가 5개월의 공백기간을 마무리하고 최근 부임하면서 미중관계 개선에 일조할 지가 주목받고 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최근 사이트에 게재한 보도자료에서 “셰 대사가 이날 루퍼스 기포드 국무부 의전장에게 신임장 부본을 제정했다”고 밝혔다.
셰 대사도 트위터를 통해 신임장 부본 제정 사실을 확인하면서 기포드 의전장과 빅토리아 눌란드 미 국무부 차관과 만난 사진을 게재했다.
셰 대사는 “두 사람을 만나 반가웠다”면서 “앞으로 미국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미중관계 개선, 신임 대사의 최우선 과제
대미 외교 베테랑'으로 평가되는 셰 신임대사는 부임을 위해 지난 23일(현지시간) 존 F 케네디 국제공항뉴욕을 통해 미국에 입국했고, 이로써 약 5개월 간의 주미 중국 대사 공백이 채워졌다.
중국 전문가들은 “주미 중국 대사 공석을 채우는 것이 최근 베이징과 워싱턴 간의 고위급 재계약 재개에 더 많은 진전이 있다는 신호이며, 현재 복잡하고 취약한 양국 관계를 안정시키는 것이 신임 대사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이 무역과 인적 교류와 같은 실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한, 미중 관계 개선은 ‘표면적인 개선’에 그칠 수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우리는 미국이 진정 평등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대중국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이런 이유로) 이(미중관계 개선)는 우리의 신임 대사가 직면한 시험이자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늑대전사인가, 온건파인가
당초 외교부장으로 승진한 친강의 후임으로 미국 담당 외교부 부부장이던 셰펑과 함께 외교부 대변인인 화춘잉 부장조리(차관보)가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폴리티코는 중국 지도부가 ‘온건파’ 외교관으로 평가되는 셰펑을 신임 주미대사로 선택한 것은 양국 간의 경색 국면을 완화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해석했다.
외교부 대변인으로 서방을 겨냥해 날카롭고 신랄한 논평을 많이 내놓았던 화춘잉에 비해 셰 대사는 상대적으로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다만 셰펑 역시 중국의 강경 외교 노선을 나타내는 ‘늑대 전사’ 스타일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 2019년 그는 중국 외교부의 홍콩 사무소인 홍콩 주재 특파원공서 특파원으로서 홍콩 경찰의 민주화 시위대 진압에 대한 서방의 비판에 비난으로 맞서는 데 앞장섰고, 2021년 7월 당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면담에서 ‘미국은 중국을 악마화한다’면서 질타하기도 했다.
아울러 온건파와 늑대전사 스타일을 다 떠나 중국 대사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내린 결정의 집행자일 뿐, 절대 정책 결정자는 아니다.
1989년 중국 톈안먼 시위의 주역이자 미국에서 중국 정치를 연구하는 싱크탱크 ‘대화중국’을 설립한 왕단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어떤 사람을 주미 대사로 선정하는 지는 정치 신호가 아닌, 단지 시진핑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왕단은 또 “시진핑이 (장기) 연임에 성공한 이후 중국의 외교 입장은 시진핑의 개인 견해로 변했다”면서 “시진핑이 미국에 대해 대립과 경쟁 전략을 취하는 상황에서 ‘온화한 양’도 ‘늑대’로 돌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과거 유사한 사례를 봤고, 셰펑도 같은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예성 기자(sophis73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