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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식2023-09-06 12: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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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화웨이 회장 띄우기 나선 中... 반도체 자립 대대적 홍보
글쓴이 뉴스팀 글잠금 0
제목 화웨이 회장 띄우기 나선 中... 반도체 자립 대대적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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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3.09.06. 오후 12:35

 

2020년 1월 다보스포럼에 참가한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화웨이센트럴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지난달 29일 출시한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가 외신들로부터 ‘미국의 제재를 극복한 스마트폰’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 언론들이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任正非) 띄우기에 혈안이다.

5일 중국경제주간·신징바오 등 중국 매체들은 일제히 “우리는 달러가 아니라 인재를 비축하고 있다”는 런정페이의 발언을 집중 보도했다. 사실상 모든 매체가 보도했다고 과언이 아닐 정도로 런정페이의 발언은 중국 전체로 퍼졌다.

해당 보도는 런정페이가 지난 7월 인사 관련 부서와의 회의에서 발언한 내용을 담은 것이다. 회사측은 4일 해당 내용 전문을 화웨이 내 사원 교류 커뮤니티에 올렸고, 이것이 기사화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런정페이는 회의에서 “인재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져서는 안된다. 스스로의 첨단 인재 풀을 구축해야 하는데, 우수 인재라면 누구나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재를 비축해야 한다며 “최종적으로는 스스로의 인재풀을 갖춰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는 또 “물질적 보상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열정을 가진 직책을 찾는 것이다. 자신이 관심있는 일을 할 수 있다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매체들이 런정페이의 이 같은 발언을 집중 보도하는 것은 화웨이가 최근 미국의 견제를 뚫어냈다는 것을 홍보함과 동시에 ‘기술 인재들이 열정적으로 일하는 것이 곧 애국’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다. 화웨이가 새로 내놓은 스마트폰에는 중국에서 자체 생산한 7나노(nm·1나노는 10억분의 1m)급 반도체가 탑재됐는데, 이는 14나노 이하의 첨단 칩 생산을 막겠다며 반도체 장비 수출을 막아온 미국의 제재를 무색하게 하는 결과였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공산당은 기술 인재에 대해서는 “꿈을 이룰 수 있다”며 독려하는 한편, 일자리 부족에 허덕이는 청년들에겐 “고통을 참으라”며 채찍질을 하고 있다.

특히 런정페이는 중국 정부나 공산당 입장에서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가장 최적화된 인물로 꼽힌다. 런정페이는 1987년 43세의 늦은 나이에 무일푼으로 화웨이를 창업해 세계 최대의 통신장비 업체로 키워낸 신화적인 인물이다. 런정페이는 기업의 성과를 얘기하면서 중국의 성과라고 얘기하고, 중국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을 땐 반드시 화웨이가 그 대상이 되곤해서 중국인들에겐 ‘국민기업’ 반열에 올라있다. 군인 출신이라는 런정페이의 신분으로 인해 화웨이가 공산당 소유 아니냐는 의혹을 늘 받는다.

정부와 공산당 입장에서도 런정페이는 모범생 같은 기업인이다.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馬雲)처럼 튀는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정부에 대한 비판은 일절 하지 않는다. 심지어 그 흔한 영어 이름도 내세우지 않는다. 이미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정부 당국의 조사를 받았던 마윈(영어이름 잭마)이나 텐센트 창업자 마화텅(馬化騰) 등과는 결이 다르다.

런정페이는 특히 딸인 멍완저우(孟晩舟)가 2018년 캐나다에서 체포된 뒤 약 3년만에 풀려난 후 부녀(父女)가 모두 미국에 맞선 영웅 취급을 받고 있다. 멍완저우는 당시 미국 정부가 대(對)이란 제재법 위반 혐의로 발부한 체포영장에 따라 체포됐다. 귀국한 멍완저우는 현재 화웨이의 순회회장을 맡고 있다. 순회회장은 2012년부터 화웨이가 도입한 새로운 제도다. 부회장 3명이 6개월씩 돌아가며 회장직을 맡는다. 런정페이는 최고경영자(CEO) 직함만 유지할 뿐 일상적인 결정은 순회회장에게 맡기고 정신적 지주 역할만 한다.

한편, 이번 신제품 출시와 함께 런정페이의 인기도 치솟으면서 런정페이가 미국에 납치된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5일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미국이 런정페이를 미국에 초청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확산했는데 중국 네티즌들은 이를 미국의 계략이라며 댓글을 달고 퍼나르기 시작했다. 이런 루머는 화웨이측이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인터넷 상에 퍼지고 있는 ‘미국이 런정페이를 초청했다’는 등 정보는 완전히 헛소문”이라고 밝히면서 일단락됐다.
 

조성호 기자 summe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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