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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08-22 10: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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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깐죽거리지 말라" vs "갑질하는 자리냐"…법사위 현안 질의 중 '태도'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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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3.08.21. 오후 5:59   수정2023.08.21. 오후 7:38

 

지난달 법사위 회의서 전·현직 법무장관 서로 '태도' 지적한 데 이어 '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질의 도중 서로의 '태도'를 문제삼으며 설전을 벌였다. 지난달 말 전·현직 법무부 장관이 법사위 회의 중 '표정', '말투' 등을 지적하며 입씨름을 한 데 이어 또다시 질의 내용과 관련 없는 태도 문제로 시비가 붙은 것이다.

최 의원은 21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검찰 업무추진비에 관해 질의 하던 중 "취지를 잘 알면 취지에 맞게 답변을 잘해보라"고 했다. 그러자 한 장관은 "답변할 기회를 안 주면서 답변을 해보라고 하느냐"고 맞받았다.

최 의원은 한 장관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으며 "그러니까 자꾸 깐죽거린다는 소리를 듣는 거다. 답변하면서 맨날 반말하지 말라고 이야기하지 않느냐. 깐죽거리지 말라. 그러니까 반말을 듣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최 의원은 "제발 태도를 무겁게 가지기 바란다"고 했고, 한 장관은 "최동욱 의원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진짜 이상하다"고 받아쳤다. 그러자 최 의원은 "저렇게 꼭 하여튼…그게 국무위원 태도냐"고 했고, 한 장관은 "그럼 그게 국회의원 태도냐"고 맞섰다.

최 의원은 한 장관을 향해 거듭 "국회의원으로서 지금 정부 책임자에게 묻고 있는데, 개인적인 감정을 가지고 깐죽거린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한 장관은 "국회의원이 갑질하라고 그 자리에 있는 건 아니다. 갑질을 하면서 자기 막말을 하는 권한이 있다는 거냐"고 반발했다.

여기에 여야 의원들도 가세해 함께 설전을 벌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깐죽거린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은 국민들이 지켜보는데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국회 권위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최 의원 발언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의원 질의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계속 본인의 말을 하는 과정은 제가 봐도 정상적인 질의답변 과정이 아니다. 장관이 자기 말을 일방적으로 하면 질의답변을 무슨 의미로 하는거냐"며 최 의원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도읍 위원장은 "질의하는 위원들이나 답변하는 정부 부처 관계자나 한 번 같이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실질적으로 깐죽거린다는 용어들은 지극히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에 최 의원은 "깐죽거린다는 말은 비속어가 아니다"라며 "국어사전에 있는 그대로 읽어드리면 '쓸데없는 소리를 밉살스럽고 짓궂게 들러붙어 계속 지껄이다'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법사위 현안질의 중 국회의원들이 한 장관 '태도'를 두고 시비가 붙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6일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 현안 질의에서는 전직 법무부 장관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한 장관을 향해 "공정·정의를 관할하는 법무부 장관께서 왜 이렇게 엷은 미소를 띠고 계시냐"고 물었다. 이에 한 장관은 "제 표정까지 관리하시느냐"고 했고, 다시 박 의원은 "제가 관리한다고 관리되느냐"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한편 이날 법사위 회의장에서 설전을 벌인 최 의원과 한 장관은 야당 의원과 국무위원이라는 정치적 관계 이상으로 갈등의 골이 깊다.

최 의원은 지난 2020년 4월 페이스북에 "채널A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눈 딱 감고 유시민에게 돈을 건네줬다고 하라'고 했다"고 썼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한 장관은 이 사건과 관련해 검언유착 의혹으로 2년 여간 수사를 받다가 지난해 4월 증거불충분 등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지난 6월에는 경찰이 한 장관의 개인정보 유출 과정에 최 의원이 연루된 정황을 포착해 강제수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김지수 기자 inde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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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