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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11-08 10: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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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尹대통령, '朴 사저' 찾아 1시간 환담·산책…"박정희 국정운영 배우겠다"
내용

입력2023.11.07. 오후 5:24  수정2023.11.07. 오후 5:36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 박 전 대통령과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달성 사저를 방문했다. 지난달 26일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조만간 찾아뵙겠다'고 말한 뒤 12일만에 이뤄진 방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당선인 시절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한 적 있으며, 대통령 취임 후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의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현관 계단 아래에서 윤 대통령을 맞이한 박 전 대통령은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다, 들어가시죠"라고 안내했다.

이에 윤 대통령이 "지난 번에 왔을 때보다 정원이 잘 갖춰진 느낌이 든다"고 하자,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님께서 오신다고 해 며칠 전에 잔디를 깨끗이 정리했다, 이발까지 한 거죠"라고 웃으며 말했다.

사저 현관의 진열대에는 박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정상 외교를 했던 사진들이 전시돼 있었고, 한 가운데 지난달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식 행사 후 두 전현직 대통령이 함께 오솔길에서 내려오는 사진이 놓여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사진을 가리키며 "대통령께서 좋은 사진 보내주셔서 여기에 가져다 놓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두 사람의 환담은 사저 거실에서 강승규 시민사회수석과 이도운 대변인, 유영하 변호사가 배석한 가운데 1시간 가량 진행됐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차 중에서 밀크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홍차와 우유를 준비했고, 농도도 윤 대통령의 선호를 미리 파악해 맞췄다고 했다. 과일은 윤 대통령이 좋아하는 감과 배가 차려졌다.

두 사람은 날씨와 사저 정원, 달성군 비슬산 등 가벼운 주제로 대화를 시작했는데, 윤 대통령은 "사저의 뒷산이 비슬산이 맞느냐"고 물으면서 "대구 근무시절 의대 교수가 TV 방송에 나와 비슬산 자연이 질병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비슬산에서 새들이 날아와 정원에서 놀다가곤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어떻게 강아지를 6마리나 입양했느냐"고 물었고, 윤 대통령은 "처음에는 위탁 돌봄을 했는데, 정이 들어 입양하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대화도 오갔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당시 국정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며 "산자부 창고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주재한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찾았는데, 등사된 자료가 잘 보존돼 있어 박정희 대통령 사인까지 남아 있었다"고 했다.

이어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읽어보니 재미도 있고, 어떻게 당시에 이런 생각을 했는지 놀라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온고지신이라고 과거의 경험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어떻게 그걸 다 읽으셨냐"며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니까 회의에서 애로사항을 듣고 바로 해결해 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두 사람은 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정상외교 활동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박 전 대통령은 수소차에 관심을 표명했고, 윤 대통령은 최근 관련 산업 동향을 설명했다.

대화를 마무리하면서 박 전 대통령이 "해외 순방 일정이 많아 피곤이 쌓일 수 있는데 건강관리 잘하시라"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지난 번에 뵈었을 때보다 얼굴이 좋아지신 것 같아 다행이다,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란다"고 했다.

환담을 마친 후 두 사람이 정원을 산책했는데, 박 전 대통령이 이팝나무와 백일홍 등 여러 나무와 꽃에 대해 설명을 했다.

윤 대통령은 "젊은 시절부터 꽃과 나무에 관심이 많으셨는지" 물었고, 박 전 대통령은 "예전에 청와대 있을 때부터 꽃과 나무를 좋아했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사저를 나설 때 박 전 대통령이 차를 타는 곳까지 배웅하려 했지만, 윤 대통령이 간곡히 사양하며 대문 계단에서 들어가시라고 해 박 전 대통령 대신 유영하 변호사가 차까지 윤 대통령을 배웅했다.

 

김정우 기자(hg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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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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