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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11-14 10: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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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벼락 하차’ 주진우의 울분 “국민의힘이 안 나와 놓고”…박민 겨냥 “휴가 가세요”
내용

입력2023.11.14. 오전 9:25

 

주진우, MBC 라디오서 “정부 여당에 비판적이라고 해서 편파적이라 할 수 없다”

 

지난 10일 주진우씨가 진행하는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출연하고 있다. KBS ‘주진우 라이브’ 유튜브 영상 캡처

 
박민 신임 사장 취임과 맞물려 자신이 진행해온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벼락 하차’한 주진우씨가 그동안의 방송은 전혀 편파적이지 않았다고 항변하면서, “국민의힘 측 패널들을 훨씬 많이 불렀다”고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 주장을 펼쳤다.
 
주씨는 13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인터뷰에서 “국민의힘과 정부 여당에 조금 비판적인 목소리가 있다고 해서, 그렇게 무조건 또 편파적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에서 통계를 내는데 부정확하다”며, “해명을 하면 무죄인 사건은 겨우 무죄가 되는 그런 상황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객관성 위반 등 이유로 행정지도 받은 일들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주씨는 패널 섭외 과정을 부각하듯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 다 연락을 해보고, 그다음 민주당에 물어보는 식이었다”며 “국민의힘 사람들은 자기들 안 나와 놓고 안 불렀다고 이렇게 하고, 얼마 전에도 그랬는데 누가 민원을 하는 일이 몇 년째 반복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정규 편성이 월~금요일인 만큼 사실상 마지막 방송이었던 지난 10일에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을 놓고 이야기했는데, 인터뷰를 마치면서 “국민의힘 입장은 저희가 언제든지 환영한다”며 “제발 좀 나와 달라. 그리고 나중에 뭐 안 불렀다 이런 이야기는 좀 하지 말라”는 말을 주씨는 더했었다.
 
주씨는 ‘박민 사장이 인사청문회에서 조치를 직접 거론했는데, 이런 날이 빨리 올 거라고 예상했나’라는 진행자 질문에는 “사장이 조치를 한다면 조치를 당해야 한다”면서도 “적어도 얘기를 하고, 저도 청취자한테 얘기하고 인사를 하는 게 예의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박 사장 취임 직후 자신이 하차한 과정을 ‘폭력적인 일’로 규정한 뒤에는 “‘그냥 너 오지마’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당황했다”며 “폭력적으로 갑자기 이렇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박 사장은 후보자이던 지난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주진우 라이브’ 관련 “이미 20차례 행정제재를 받았고 KBS의 신뢰도에 영향을 많이 미쳤다”면서, ‘정도가 지나치면 일벌백계의 책임을 지워야 한다’던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말에 “그렇게 조치하겠다”고 답해 어느 정도 결말을 예고한 터다.
 
박 사장은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사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도 “재창조 수준의 조직 통폐합과 인력 재배치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며 강도 높은 개혁 방침을 밝혔다.
 
국내 주요 지상파의 시스템 혁신 속 KBS는 기득권 지키기에만 급급했다면서, 박 사장은 “자기 혁신이 선행되면 KBS를 향한 국민의 신뢰가 회복될 것이고, 국민이 KBS의 필요성에 공감하면 재정 위기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 사랑과 재정적 안정성을 되찾는다면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선도하는 공영미디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TV 수신료 분리 징수와 2TV 재허가, 예산 지원 삭감 등의 위기를 언급하고 “KBS 위기의 원인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 있다”며 짚은 후에는 “KBS가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상실했다고 지적받고, 공정과 공익과 공영의 가치보다 정파성과 정실주의를 앞세운다는 얘기도 듣는다”고 부연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자기반성’과 뼈를 깎는 혁신 등의 필요성을 내세운 후에는 “공영방송을 개인이나 집단의 이념이나 소신을 실현하는 곳으로 생각하는 분은 앞으로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냈다.
 
하차 소식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알리면서 ‘머리가 어지럽고 가슴이 떨려 정리되지 않았다’는 말과 함께 입장을 전하겠다고 했던 주씨는 라디오 방송 말미에 박 사장을 향해 한 마디를 던졌다.
 
주씨는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방송이 되어야 하는데 박민의 방송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며 향후 KBS 위기가 온다면 그 원인은 박 사장이 될 거라고 주장했다. 박 사장의 ‘자기반성’이나 ‘혁신’ 등 언급에서 ‘정의사회구현’을 강조한 전두환 전 대통령을 떠올렸다며, “정체성 정립 그런 소리 하지 말라”는 말과 함께 다음과 같은 말을 주씨는 남겼다.
 
“박민 사장님 취임 축하드립니다. 웬만하면 하지 마시고 차라리 노시고요. 휴가 가세요.”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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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