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식 한국의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한국소식2023-12-06 10:41:53
0 12 0
[정치] “학살자 잠들 곳 없다”…전두환 유해 파주 안장 ‘무산’
내용

입력2023.12.06. 오전 5:56  수정2023.12.06. 오전 10:36

 

토지주 “땅 안 판다”…당분간 연희동 자택에 계속 임시 안치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유해를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장산리에 안장하려던 유족의 계획이 무산됐다.

파주지역에서 반발이 일어난 가운데 토지(산) 매매 가계약 기간이 완료됐는데도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자 토지주가 매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6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전씨가 안치될 것으로 알려진 사유지의 소유자는 “가계약 기간이 이미 끝났는데 본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매물을 거둬들였으며 앞으로도 팔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매체에 밝혔다.

 

지난달 21일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장산리에서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해 안장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해당 토지 소유자는 지난해 3월 지인들과 토지 매매를 위한 가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그는 “우리 산(6만6000㎡)을 캠핑장과 요양원으로 개발하고 싶다고 찾아와서 가계약했다”며 “올 10월까지 관련 인허가를 마치고 본계약을 하기로 했었는데 성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토지에 캠핑장과 요양원을 짓기 위해서는 군 당국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매수자 측에서 이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해 정식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토지 소유자는 “우리 땅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해가 안장된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부담을 느꼈다”고 매체에 털어놨다. 부담감이 있는 상황에서 가계약 기간마저 끝나자 매도를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2년 이상 서울 연희동 자택에 임시 안치 중인 전씨의 유해는 당분간 안장이 쉽지 않아 보인다.

 

전두환씨가 사망한 2021년 11월 여러 시민단체 대표들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전씨 자택 앞에서 5·18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전씨는 회고록에서 ‘북녘땅이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통일의 날을 맞고 싶다’며 사실상의 유언을 남겼고, 이에 맞춰 유족은 휴전선과 가까운 곳에 안장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파주시 장산리 안장 계획이 알려진 뒤 파주지역에서 거센 반발이 일었다. 겨레하나 파주지회 등 11개 시민단체는 지난달 30일 매장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장산리뿐 아니라) 파주 그 어디에도 학살자 전두환을 편히 잠들게 할 곳은 없다”고 했다.

파주시가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박정(파주을) 국회의원도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민국 광주를 피로 물들이고 죽을 때까지 사과 한마디 없었던 폭군이 무슨 자격으로 파주에 오느냐”며 반발했다.

 

권남영 기자(kwonny@kmib.co.kr)

스크랩 0
편집인2024-09-18
편집인2024-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