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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12-27 09: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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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낙연 신당' 초읽기… 시험대 오른 이재명 통합 리더십
내용

 입력2023.12.27. 오전 6:09

 

이낙연, 연말 기한 두고 창당 예고
3총리 “분열된 당 통합·쇄신 필요”

李대표 ‘신당 저지 소극적’ 지적 속
공관위원장 인선이 ‘쇄신’ 가늠자
3총리 선대위원장설엔 “사실 무근”
‘공천 탈락’ 최성 “신당 합류 결단”


‘이낙연 신당’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통합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최근 신당 창당을 시사한 이낙연 전 대표는 사실상 이 대표를 향해 당 쇄신 시한을 연말로 못 박은 바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이 대표는 28일 문재인정부 ‘3총리’(정세균·이낙연·김부겸) 중 한 명인 정세균 전 총리와 회동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구체적인 당 통합·쇄신책을 요구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전 총리가 이 대표와 회동 이틀 전인 26일 이 전 대표와 조찬회동을 한 것 또한 이 대표 회동을 염두에 둔 것이란 시각이 짙다. 자연스레 이 대표·정 전 총리 회동 결과가 이 대표의 통합·쇄신 의지를 확인하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의 경우 이미 공개적으로 이 대표에게 ‘대표직 사퇴 후 통합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요구한 상태다. 이 전 대표는 이 제안이 연말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사실상 신당 창당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공표했다. 지난 20일 이 대표·김부겸 전 총리 회동 이후 이 전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발표된 내용만으로 보면 당이 변화할 것인지에 진전이 전혀 없어 보인다”며 “나로서는 해오던 일을 계속할 것이다. 다만 민주당에 연말까지 시간을 주겠다는 나의 말은 유효하다”고 한 바 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성탄전야행사에 참석해 성탄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표 측은 이 전 대표가 요구한 대표직 사퇴가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이지만 이낙연 신당 문제에 손놓고 있을 순 없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서 ‘3총리 공동선거대책위원장설’이 대두된 것도 이런 사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측은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와 관련해 “가상을 전제로 물어보는 건 좀 그렇다”라고만 말했다. 다만 이 전 대표 측은 “김 전 총리나 정 전 총리도 공동선대위원장 제안을 받아들일 만한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당내에선 이 대표에게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 한 중진 의원은 “아직 이낙연 신당 효과를 가늠하긴 이르지만 우리 당에 마이너스가 될 건 분명하다”며 “이 대표가 이 문제를 조금 안이하게 보는 것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지적이 나오는 건 최근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의 사퇴 주장에 대해 “의견이야 얼마든지 말씀하실 수 있다”고 한 반응을 두고서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표 요구의 맥락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는 발언”이라고 평했다.

3총리 중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의 경우 이낙연 신당 합류 가능성은 없다는 게 일반적인 평이다. 다만 이 대표가 통합·쇄신 조치에 미진할 경우 신당의 형태는 아니더라도 ‘3총리 연대’가 당밖에서 영향력을 계속 행사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 전 대표 측이 이날 정 전 총리 조찬회동 이후 “적절한 상황이 조성된다면 김 전 총리를 포함한 3총리 회동을 추진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3총리 회동이 성사될 경우 이 대표의 통합·쇄신을 촉구하는 동시에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을 만류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野, 한동훈 비대위 향해 공세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입장은 국민의힘 비대위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상배 선임기자 
3총리 외에 이번주 진행될 공천관리위원장 인선 또한 이 대표의 통합·쇄신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예비후보 검증을 두고도 계파 갈등 조짐이 보이는 중이다. 최근 부적격 판정을 받은 최성 전 고양시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재명의 민주당에 의한 북한 수령체계식 불법·부당한 공천 학살을 당한 후 이낙연 전 총리가 추진하는 신당에 참여하기로 결단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공관위는 총선 100일 전인 다음달 1일까지 구성해야 한다. 이 대표는 공관위원장에 외부 인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각에서는 당내 인사를 모셔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대표가 외부 인사를 위원장에 앉혀 띄웠던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사실상 실패로 끝난 만큼 공관위만큼은 정치 경험이 충분히 있는 인사에게 맡기는 게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는 논리다.

민주당 관계자는 “학자 출신 인사를 모셔봐야 친명(친이재명) 프레임을 벗어날 수 없는 데다 실제로도 이 대표 측 입김을 배제하는 게 불가하다”고 했다.
 

김승환·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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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