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원 대표단, 대만 방문…중국 자극 가능성
라이칭더 총통 취임 이후 첫 방문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타이베이 방문
20일 대만 타이베이의 총통부 청사 앞에서 열린 총통 취임식에서 라이칭더 신임 총통(왼쪽)과 샤오메이친 신임 부총통(오른쪽)이 손을 흔들고 있다.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 총통은 이날 공식 임기를 시작하며 양안 관계를 '현상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마이클 맥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이 이끄는 의원 대표단이 26일(현지시간) 대만에 도착해 30일까지 체류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방문은 '하나의 중국'을 외교 정책으로 견지하는 중국을 크게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이 라이칭더 대만 신임 총통의 취임사를 문제삼으며 대대적인 군사 훈련을 마친 직후에 미 의원들이 대만을 찾았다는 점에서다. 이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정보기술(IT) 박람회 일정을 수행하기 위해 대만에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찾은 美 하원의원…양안 긴장 고조될까
주대만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의원 대표단이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대만에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만 총통부에 따르면 대표단은 27일 오전 라이칭더 총통을 만난다. 이번 미국 의원 대표단 방문은 지난 20일 라이칭더 총통 취임 이후 처음이다. AIT는 "의원 대표단은 대만 고위 지도자 및 시민 사회 구성원과 만나 미국과 대만 관계, 지역 안보, 무역 및 투자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방문은 중국군이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대만을 사실상 포위한 대규모 군사 훈련을 마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양안(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친미·독립 성향인 라이칭더가 대만 총통으로 지난 20일 취임한 이후 보복 훈련에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은 대만과 미국 고위 관료의 회동이 성사될 때마다 수차례 군사 훈련을 벌이기도 했다. 앞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고, 미 의회 의원들의 대만 방문을 준비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영국 스카이뉴스는 전했다.
맥콜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대만은 번영하는 민주주의 국가"라며 "미국은 우리의 확고한 파트너의 편에 서서 대만 해협의 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맥콜 위원장은 "우리가 대만에 강력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억제력"이라고 NBC에 발언하기도 했다.
이번 의원 대표단은 맥콜 위원장을 포함해 총 6명으로 구성됐다. 영 김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하원의원, 조 윌슨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하원의원, 앤디 바 켄터키주 공화당 하원의원, 지미 파네타 캘리포니아주 민주당 하원의원, 크리시 훌라한 펜실베이니아주 민주당 하원의원 등이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대만 찾아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이날 대만 타이베이를 찾았다. 대만 뉴스전문채널 TVBS 보도에 따르면 황 CEO는 26일 저녁에 타이베이에 도착했다. 그는 내달 2일 IT박람회 '컴퓨텍스 2024'에 개막 전 기조 연설자로 참석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4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리사 수 AMD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팻 겔싱어 인텔 CEO 등이 참석한다. 또 르네 하스 ARM CEO, 릭 차이 미디어텍 CEO, 찰스 리앙 슈퍼마이크로 창립자 겸 CEO 등도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황 CEO는 지난 20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의 지정학적 위험을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만은 세계 공급망의 진원지"라며 "기술 산업은 대만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한동안 계속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