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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02-21 11: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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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총선 목표가 이재명 사당화 완성인가”… ‘하위 20%’ 대부분 친문·비명
내용

입력2024.02.21. 오전 6:06

 

민주당, 공천 갈등 격화

文정부 장관·靑 참모들 오찬 회동
홍영표 “비선·밀실… 공정 무너져”
21일 의총… 친문 집단반발 예고

하위 10%는 경선서 30% 감점
박용진·윤영찬 탈당 않고 완주 뜻
朴 “권력 충성 정치 반드시 실패”
지도부, 배점 등 자료 공개 ‘진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불만이 공천 국면에 접어들며 극에 달한 모습이다.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현역 의원 평가 결과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 대부분이 비명계 인사들로 채워진 것으로 알려지는 등 공천의 불공정성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정부 출신의 친문(친문재인)계 현역 의원들이 공천 기조에 강하게 반발하며 조직적 움직임으로 세를 키우고 있어 총선을 50일 앞두고 민주당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포함된 의원 31명에게 개별 통보를 실시했다. 하위 20%로 평가되면 예비후보 경선에서 20% 감점이 이뤄져 공천에 불리하다. 하위 10%에 속하면 30% 감점이 적용돼 사실상 ‘컷오프(공천배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30%가 감점될 경우, 권리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가 5대5로 반영되는 경선에서 최소 60대40 정도로 차이를 벌려야 42대40으로 간신히 이길 수 있다.

“총선 목표가 이재명 사당화 완성인가”… 의원 평가 불복 뜻 밝힌 2人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천 하위 10% 통보 관련 입장을 밝힌 뒤 굳은 표정으로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뉴스1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친문계 인사들은 잇따라 비공개 회동을 갖고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문재인정부 장관 및 청와대 참모 출신 의원들은 이날 비공개 오찬회동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전해철 의원과 초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의원 등 장관·청와대 참모 출신 의원들 일부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은 민주당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검찰정권 탄생 책임론’을 제기하는 등 친문계 인사들을 포함한 비명계에 대한 공천 불이익 기조가 확산하는 와중에 성사된 것이다.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임 위원장으로부터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해당한다는 통보에 불복, 탈당을 선언한 지 하루 만이다.
 
친문계는 조직적인 움직임을 이어갈 태세다. 홍영표 의원의 의원회관 사무실에 친문계 의원들이 활발히 오가며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홍 의원은 “내일(21일) 의원총회를 한다고 하니 의총에서 저의 공식적인 이야기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홍 의원은 “(공천 과정을 두고) ‘비선’, ‘밀실’, ‘사천’ 이런 얘기가 나오고, 구체적으로는 정체불명의 여론조사, 사실 불법성도 굉장히 높은 것들이 나오니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이 무너졌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당장 윤영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역 의원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공관위 결정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하위 10%와 20%에 친문, 비명계 의원이 무더기로 포함된 이번 하위 통보 결과는 (밀실 공천) 괴담들을 사실로 확인시켜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기자회견 종료 후 기자들을 만나서도 “이 공천 과정이 공정하지 않고 정의롭지도 않다”며 “특정 계파의 사람들만 구원해주고 구제해주는 계파 공천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윤 의원은 탈당하지 않고 당내 경선 완주 뜻을 분명히 했다. 윤 의원 지역구인 경기 성남중원을에는 친명(친이재명) 이수진 의원(비례)이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이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윤 의원의 주장에 대해 “평가 결과를 ‘비명 찍어내기’로 애써 포장했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하위 10% 통보 사실을 공개한 비명계 박용진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단 한 번도 권력에 줄 서지 않았고 계파정치, 패거리 정치에 몸을 맡기지 않았다”며 “그래서 아시는 것처럼 많은 고초를 겪었다. 오늘의 이 모욕적인 일도 그 연장선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힘을 가진 누구 한 사람에게만 충성하고 그를 지키겠다는 정치는 정작 국민에게 충성하고, 국민의 삶을 지키며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는 반드시 실패하게 된다. 그런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을에서 20대 총선부터 내리 재선을 한 박 의원은 이번 총선 공천을 두고 친명계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 등과 경쟁하고 있다. 박 의원은 당에 재심을 신청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현역 의원 평가 불공정 논란에 대해 관련 세부항목별 배점 등 자료를 공개하며 진화에 나섰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민주당 의원 평가시스템은 의원들이 제출한 자료와 의정 기록 등 항목별 실적을 계량화해 순위를 정한다”며 “21대 의원 평가는 4년 전 20대 의원 평가시스템을 그대로 준용해 실시됐다”고 해명했다.
 

배민영·김현우·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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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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