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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02-27 11: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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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힘 “160석 가능” 표정관리…민주는 “강북마저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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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4.02.27. 오전 6:03 수정2024.02.27. 오전 10:41

 

총선 40여일 전 극명 대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4·10 총선을 40여일 앞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표정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비교적 잡음 없는 공천 속에 당 지지율과 대통령 지지도가 동반 상승하며 고무된 표정이다. 반면 민주당은 ‘공천 파동’ 속에 격심한 내홍에 시달리면서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160석 가능” 발언 나오는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150석에서 160석이 가능할 것”이라는 지난 25일 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경기 안산 상록갑 공천 확정)의 엠비엔(MBN) 인터뷰 발언은 최근 국민의힘의 들뜬 분위기를 그대로 담고 있다. 같은 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근거 없는 전망을 삼갈 것”이라고 했지만, 그 역시 26일 “우리의 조용한 공천은 보이지 않지만 많은 분의 감동적 희생과 헌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자찬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강원 원주 중앙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당 지지도에서도 민주당을 앞지르고 있다. 지난 20~22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전화면접조사로 전국 만 18살 이상 유권자 1003명에게 정당 지지도를 물어본 결과, 국민의힘 37%, 더불어민주당 35%, 무당층 20%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나온 서울지역 당 지지도는 국민의힘(37%)이 민주당(30%)을 7%포인트 앞질렀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2~23일 전국 18살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자동응답전화 조사를 한 결과에서도 국민의힘 지지도(43.5%)는 민주당 지지도(39.5%)를 약 1년 만에 앞섰다.

악재로 여겨졌던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도 최근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의료계 집단행동에 강력히 대응하며 오름세다. 위의 갤럽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34%를 기록해, 설 직전 2월 첫째 주(29%) 이후 지속해서 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김기현 대표 사퇴 때만 하더라도 열패감에 휩싸였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다. 국민의힘 주변에서는 “표정 관리하기가 어려울 정도”라는 말도 돈다. 서울 격전지에서 공천받은 한 후보는 한겨레에 “최근 30, 40대 여성 유권자들이 호의적인 반응을 해주는 등 석달가량 전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확실히 낫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공천받은 한 의원 쪽 관계자가 “한동훈 효과도 있지만, 민주당의 공천 난맥상과 대조되면서 우리가 반사이득을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인천시당에서 열린 인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한강 벨트 다 지고 있다”는 민주당
반면, 민주당은 위기감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유령 여론조사 논란 속에 경선 조사에서 배제된 리서치디앤에이 사건 등 친이재명 주류 중심의 밀실, 사천 논란이 공천 파동으로 번지면서 민주당은 극심한 계파 갈등 중이다. 이 과정에서 김영주, 이수진 의원이 탈당했고, 설훈, 박영순 의원도 탈당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는 지난 25일 밤 최고위원회 뒤 “시스템 공천을 하고 있다”며 당 안팎의 문제 제기를 일축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26일 “(민주당의 공천은) 세계사적으로 가장 ‘투명’한 공천이다. (친명계인지) 이름 석자 쳐보면 그 사람이 공천될지 안 될지 누구나 알 수 있다”고 비꼬았다.

총선 의제도 국민의힘에 주도권을 내준 형국이다. 민주당이 내건 윤석열 정부 심판론은 지난 6일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 책임론에 불을 지피면서 희석됐다. 대신 불똥은 문재인 정권 책임론으로 튀었다. 여기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면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내건 “운동권 청산” 의제에 휘말렸다.

서울 수도권 지역 의원들은 위기감을 호소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서울 접전 지역인 ‘한강 벨트’(서울 광진·성동·용산·동작·마포구)는 물론 서울 강북 지역까지 어렵다는 말이 돈다. 한 서울 지역 의원 관계자는 “우리 지역구는 물론 다른 의원실 쪽에서도 자체 여론조사를 돌려봤더니 한강 벨트 쪽은 다 지는 것으로 나왔다. 박빙 우세에서 뒤집혔다”며 “문제는 이런 흐름이 서대문, 종로, 동대문, 중랑 등으로 북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기감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 우세 지역을 강남 3구 정도로 틀어막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활발하게 정책 발표와 현장 행보를 하는 동안 민주당은 공천 파동 탓에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의원은 “수도권 민심이 아주 좋지 않다. 내부 분열과 비명 쳐내기로 문제가 계속 이어지는데, 모멘텀이 될 상황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도권 의원도 “지지율을 보면 그냥 지나칠 만한 사안이 아니다. (서울 말고) 수도권에도 전반적으로 위기감이 퍼지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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