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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02-28 10: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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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윤도 한도 챙길 사람 다 챙겼다…‘비윤·비한’ 다수 공천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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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4.02.28. 오전 5:03  수정2024.02.28. 오전 10:39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월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 인사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현역 지역구 의원 불패’로 요약되는 국민의힘의 총선 공천 작업이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친윤 핵심 인사들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영입한 외부 인사들이 대부분 공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한 위원장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돌발 사퇴 요구로 충돌한 뒤 ‘총선까지 추가 충돌은 피하자’는 암묵적인 기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27일까지 전국 253개 지역구 가운데 191곳(75.5%)에 대한 단수 공천과 경선 지역 결정 등 공천 심사를 마쳤다.
 


공천 심사 초반 도드라지지 않았던 친윤계 인사들은 심사가 중반을 넘어가면서 다수가 공천장을 쥐었다.

지난 26일에는 이철규 의원(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과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이 공천을 확정했다. 권 의원은 심사가 보류됐으나 이날 단수 공천을 확정했다. 이철규 의원은 경선 상대가 중도 포기하면서 공천을 확정했다. 윤한홍 의원(경남 창원마산회원)을 포함해 의원총회 등에서 앞장서 ‘윤심’을 알린 박수영(부산 남갑)·강민국(경남 진주을)·유상범(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의원 등도 공천을 받았다.

‘용핵관’(용산 핵심 관계자)으로 지칭되는 대통령실 출신들도 공천 심사 중반 이후 다수가 양지에 공천됐다.

윤 대통령의 검찰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은 경기 용인갑에 공천을 받았다. 당에서는 애초 서울 강남을에 공천 신청한 그를 험지로 차출할 것이라는 말이 돌았으나 결국 그는 26일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후보가 당선된 용인갑에 안착했다. 이 지역은 19∼21대 총선에서 모두 국민의힘 전신 정당이 승리한 곳이다.

또 한명의 윤핵관인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도 양지인 부산 해운대갑에서 공천을 받았다.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도 충남 홍성·예산에서 단수 공천을 받았다. 이 지역 현역 의원인 홍문표 의원은 당에 강 전 수석이 지역 주민들에게 윤 대통령 시계를 나눠 줬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 지역을 경선에 부쳤고, 홍 의원은 유감을 표시하며 경선을 포기했다.

조지연 전 대통령실 행정관도 윤두현 의원이 불출마한 경북 경산에 단수 공천을 받았다. 방문규(경기 수원병)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원희룡(인천 계양을)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윤석열 정부 장관 출신 인사들도 무난하게 공천을 받았다.

한 위원장은 ‘친윤계 인사들이 대거 생존했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제가 안 나가지 않느냐”며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과 김무성 전 의원이 불출마했다. 이원모 전 비서관은 강남에서 뺐는데 그건 왜 기억 못 하냐”고 주장했다. 그는 “공천 과정을 보면 어떤 계파나, 출신, 호오에 관한 방향성이 보이느냐. 나는 안 보인다”며 “이기는 공천, 설득력 있는 공천, 공정한 공천이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성동구의 한 북카페에서 기후 미래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전달할 ‘기후 미래 택배’를 들고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위원장도 자신이 챙겨야 할 인사들을 챙겼다는 평가다.

당 인재영입위원장도 겸하는 한 위원장이 1호로 영입한 정성국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부산 부산진갑에 공천을 받았다. 한 위원장이 영입한 전상범 전 부장판사는 현직 판사 신분으로 국민의힘 입당을 논의해 논란이 일었으나 서울 강북갑에 공천을 받았다.

역시 영입인재인 김효은 전 이비에스아이(EBSi) 강사는 경기 오산에서 공천을 받았다. 한동훈 비대위의 일원인 박은식 비대위원은 광주 동·남을에 공천됐다. 영입인사는 아니지만, ‘운동권 청산’ 구호를 내건 한 위원장이 “임종석과 윤희숙 중에 누가 경제를 살릴 것 같으냐”며 추어올린 윤희숙 전 의원도 무난히 서울 중·성동갑에서 단수 공천을 받았다.

한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이 된 뒤 초선임에도 사무총장으로 임명해 측근으로 자리매김한 장동혁 의원도 충남 보령·서천에 공천됐다. 당내에서는 지난달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를 두고 충돌했던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일단 총선 전까지는 ‘각자 영역’은 침범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 ‘친윤’도 ‘친한’도 아닌 인사들은 지역구를 옮기거나 여전히 공천이 보류된 상태다. 중진인 서병수(부산 북·강서갑)·김태호(경남 양산을)·조해진(경남 김해을) 의원은 지역구를 옮겼다. 김영선(경남 창원의창)·이채익(울산 남갑)·박성중(서울 서초을)·유경준(서울 강남병)·류성걸(대구 동갑)·양금희(대구 북갑) 의원 등은 심사가 보류되고 있다. 공천이 보류된 한 의원은 “솔직히 비주류들만 지금 배제하고 있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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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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