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광폭외교 돋보인 G20·APEC 정상회의" CNN
입력2022.11.22. 오전 9:55 수정2022.11.22. 오전 10:00
기사내용 요약
자기 숙소에서 20차례 정상회담 소화
각국 정상 중국 '황제' 알현 대기 연출
중국인에겐 "G2 시대" 본격 개막 알려
[발리=AP/뉴시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2.11.14.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시진핑 중국 주석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와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20 차례 정상회담을 갖는 등 ‘광폭 외교 행보’를 통해 미국 주도 국제 질서 타파를 시도했다고 미 CNN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데올로기적 강경파라는 이미지와 달리 시 주석은 너그러운 정치가로 행세하면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회담에서 지도자들이 “다른 나라와 더 넓은 세상과 잘 지내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PEC 정상회의 개막 연설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특정 국가의 뒷마당이 아니며 강대국이 힘을 겨루는 곳이 돼선 안 된다”고 천명했다. 바이든이 불참한 자리였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동안 자처한 국제적 고립과 서방 및 주변국들과의 관계 악화로 인해 큰 대가를 치른 시 주석은 이번에 많은 대면 정상회담을 하면서 외교적 승리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 기원, 무역, 영토, 인권, 러시아 지지 등을 둘러싼 비판이 팽배해진 상태에서 거둔 승리다.
호주 국립대 중국 전문가 웬티성은 “시 주석이 직접 만난 각국 정상 숫자만을 놓고 볼 때 이번 행보는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활짝 웃으며 악수를 청하는 시 주석은 미국, 호주, 프랑스, 한국, 일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파푸아뉴기니 등 중국을 강력히 비판해온 각국 정상들과도 만났다.
올해 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신 국제질서”를 주창했던 시주석은 이번 행보 동안 여러 차례 연설하면서 자신을 국제적 단합을 이끄는 지도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미국의 입장에 대해 “이데올로기적 분열” “블록 정치” “냉전 사고방식”이라고 꼬집었고 미국이 “경제와 무역 관계를 정치화, 무기화 한다”고 비난했다.
G20과 APEC 동안 시주석은 모두 20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 일정이 너무 빠듯한 탓에 매일 밤늦은 시간까지 이어졌고 회담은 시주석이 묶는 호텔에서 열렸다.
이 같은 장면이 연출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홍콩침례대학 장-피에르 카베스탄 교수는 “모든 지도자들이 중국 ‘황제’를 알현하기 위해 줄 서서 기다렸다”고 했다.
시 주석은 못마땅하게 느껴지는 사안에 대한 불평도 거침없이 내뱉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향해 정상회담 대화 내용을 공개한 것을 비난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시 주석이 트위도 총리와 헤어지면서 “순진한 사람”이라고 혀를 차는 발언도 포착됐다.
카베스탄 교수는 “그 장면은 시 주석의 미소 외교의 한계가 드러난 장면이다. 중국의 이익을 침범하는 순간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시 주석에게 이번 행보는 중국 외교관들이 거침없이 싸움을 거는 이른 바 “전랑(戰狼)외교”를 펴면서 악화한 서방국과 관계를 정상화하려는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서방과 관계가 악화하는 것을 우려하는 모습을 보인다. 코로나 봉쇄와 미국의 반도체 수출 금지 등으로 약해져 가는 중국 경제 성장을 되돌리려 시도하고 있다.
G20 회의에서 마르크 루테 네덜란드 총리를 만난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이 중국에 수출하지 말도록 압력을 가하는 반도체 장비회사 ASML이 있는 나라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루테 총리에게 “관계 약화와 경제 및 무역의 정치화”를 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중국을 방문해달라고 초청했다.
웬티성 교수는 “바이든 미 대통령이 중국에 맞서는 가치동맹을 구축하려고 시도하는 것에 맞서 시 주석은 정상외교를 통해 동맹 가담 국가들을 각개 격파함으로써 결속력을 약화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무역 및 지정학적 분쟁을 겪고 있고 인권을 비판하는 나라들과 회담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웬티성 교수는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인권과 대만 해협 긴장에 대해 중국을 비판하는 와중에 “시 주석이 중국이 여전히 모든 나라에게 중요한 나라임을 증명했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의 광폭 외교 행보는 또 국내정치도 고려한 것이다. 웬티성 교수는 “시 주석이 바이든과 처음 대면하면서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고 자신감을 보임으로써 ‘G2’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렸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미국과 동등한 자격으로 대화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는 것이다.
한편 시 주석이 외교 행보 내내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은 중국인들에게 다소 충격적으로 비칠 수 있다. 지난 9월 중앙아시아를 순방할 당시엔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마스크를 착용했고 마스크를 벗는 정상 공식만찬에도 불참했었다. 이번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모든 행사에 참석했고 정상 만찬에도 참석했다.
시 주석이 해외에 머무는 동안에도, 또 귀국한 뒤에도 중국에선 강력한 코로나 봉쇄조치가 지속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번에 네덜란드 총리,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에게 내년에 중국을 방문하도록 초청했다. 이들과 만날 때도 마스크를 벗을 지가 주목된다.
강영진 기자(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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