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임기 시작일인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접수센터에서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호 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뉴스1“법안 받는 분 안 계신가요?”
30일 새벽부터 국회 본청 701호 의안과 앞에 간이 책상과 의자를 두고 업무를 보던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전 9시가 되자마자 의안과 사무실에 들어가며 한 말이다. 담당 직원이 아직 출근 전이라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을 위한 법률’ 글자가 크게 적힌 봉투를 든 채 잠시 머뭇거린 그는 잠시 후 법안 접수를 마쳤다. 그 직후 기자들과 만난 서 의원은 “장애인의 간절한 요구를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대기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보좌진들과 함께 27일부터 3박 4일간 의안과 앞을 지켰다고 한다. 이날 임기가 시작하는 22대 국회의 ‘1호 법안’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서였다.
서 의원 뒤로는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이공계 지원 특별법 일부 개정 법률안’ 등 3개 법안을 들고 와 이날 오전 6시 50분부터 대기했다. 조국혁신당의 박은정ㆍ차규근 의원은 오전 7시 50분부터 ‘한동훈 특검법’을 접수하려 줄을 섰다. 박 의원은 “민주당과 협력해 한동훈 특검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30일 의안과 앞 풍경. 강보현 기자법안 발의는 인터넷으로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개원 첫날엔 이런 풍경이 벌어진다. “관심을 끌기 위한 퍼포먼스”(민주당 보좌관) 차원에서다. 21대 국회 때도 당시 박광온 민주당 의원이 1호 법안을 발의하겠다며 4박 5일간 의안과 앞을 지켰다. 20대 국회 때도 민주당 박정,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실 보좌진이 돗자리를 깔아 놓고 며칠을 내리 상주했다.
남다른 부지런함으로 정치적인 메시지를 낼 기회도 생긴다. 22대 국회 2호 법안을 접수한 박충권 의원은 법안 발의를 위해 필요한 10명 의원의 서명을 받으려 개원 전 의원들을 직접 찾아다니는 성의를 보였다. 박 의원은 중앙일보에 “민주당이 특검법과 같은 정쟁을 일삼는 상황에서, 민생 현안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직접 의원들에게 찾아뵙고 취지를 말씀드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