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대북 송금 수사 특검 겨냥 공세
민주당은 김정숙 여사 특검법 비판
김정숙, ‘호화 외유’ 주장 의원 고소키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7당이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언론탄압저지 공동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종민 새로운미래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고민정 민주당 의원,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전종덕 진보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 이병주 기자
22대 국회 개원 초기부터 여야의 ‘방탄 특검’ 공방이 거세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꺼낸 ‘대북송금 검찰 수사 특검법’을 겨눠 “이재명 대표 수사를 막으려는 방탄법”이라고 공세를 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발의한 ‘김정숙 여사 특검법’에 대해 “김건희 여사 방탄용”이라고 맞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대북송금 수사 특검’을 두고 “이 대표에게 조여들어 오는 수사와 재판을 막기 위한 ‘이재명 방탄 특검법’”이라며 “더 이상 재판 지연이 어려워지자 7일 1심 선고를 나흘 앞두고 특검법을 발의했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의 방북 비용 등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요청에 따라 쌍방울이 북측에 대납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민주당은 검찰이 표적·조작 수사를 하고 있다며 지난 3일 대북송금 사건 관련 특검법을 발의했다.
추 원내대표는 “자신의 변호인들에게 공천장을 줘 국회의원으로 만들어 법제사법위원회에 배치하고 법사위원장까지 장악하려는 이 대표의 방탄 정치는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이 해당 법안 발의 배경을 파고드는 이유는 이 전 부지사 등의 수사·재판 결과와 제3자 뇌물죄 혐의를 받는 이 대표의 사법적 운명이 연결돼 있어서다. 판사 출신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번 특검은 범죄자 이재명 대표를 구하기 위한 ‘노골적 방탄 특검’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재판이 1년8개월 동안 진행된 상황에서 판결을 코앞에 두고 특검법이 발의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거야의 명백한 입법권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대북송금 특검법에는 수사 기간 내 특검에게 범죄를 자수·자백하면 그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한다고 명시돼 있다. 민주당이 앞서 발의했던 ‘김건희 특검법’에도 포함된 내용이다. 현 형사사법 체계에서는 플리바게닝(유죄 협상)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게 여당 주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 일부 의원이 발의한 ‘김정숙 특검법’에 대해 “김건희 특검법 물타기용”이라고 비판한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방문이 ‘호화 외유성 순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친문(친문재인)계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명확한 근거도 없이 김정숙 여사가 마치 호화로운 식사라도 한 것처럼 냄새를 풍기며 극악스러운 마타도어를 하고 있다”며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 본인이 직접 고소인으로 나설 계획이다.
최재성 전 정무수석도 YTN라디오에서 “(여당이) 김정숙 여사 특검법을 발의한 것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더 웅변하는 꼴”이라며 “김정숙 특검법 발의는 김건희 여사가 의문의 연패를 당하는 정치적 행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