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진성준(왼쪽) 정책위의장, 김용민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은 13일 국회에서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법률안 22건과 결의안 1건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 방송 3법 등 지난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법안과 소상공인법 등 이재명 대표가 강조했던 법안들이 포함됐다. 의석수를 앞세워 주요 상임위를 장악한 민주당이 쟁점 법안을 대거 당론으로 밀어붙이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법안들을 속전속결로 처리할 예정이다. 본회의 소집과 법안 상정을 결정하는 국회의장이 민주당 출신이고, 법안 통과의 관문 역할을 하는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도 민주당 소속이라 가능해졌다. 민주당은 이날 채택된 법안 중 김건희 특검과 방송 3법은 곧바로 국회에 제출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당론 발의하는 법안 심사에 협조하지 않고, 법안이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처리되면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이 새로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디올백 수수와 인사 청탁 의혹에 대해 특검 수사를 하는 내용이다.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에 대해선 국정조사를 먼저 하기로 했다. 방송 3법은 공영방송의 이사 수를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언론·방송 학회와 직능단체 등에 주는 내용이 골자다. 여권에선 이사 추천권을 가지는 단체가 야당 및 친야 성향 노조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또 방송통신위원회 의결 정족수를 4인 이상으로 정한 방통위법, 공공의대 설립법, 지역의사 양성법, 소상공인 코로나 대출을 10년 이상 장기 분할 상환할 수 있게 하는 소상공인법, 은행 이자 수익의 사회 환원을 확대하는 서민금융법, 아동수당 지급 대상과 액수를 인상하는 아동수당법 등도 당론으로 정했다. 일본 정부의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 대해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도 채택됐다.
앞서 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 직후 해병대원 특검과 민생회복지원법(1인당 25만원 지급)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새로 추가된 법안을 합하면 현재 당론으로 추진하는 법안만 25개(결의안 포함)에 달하고, 앞으로도 더 추가될 전망이다. 이를 두고 이날 의총에서도 “당론 법안이 너무 많다”는 문제제기가 나와 2시간 가까이 토론이 벌어졌다고 한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여야 협의 없이 무더기로 발의한 법안 심사에 협조하지 않고, 해당 법안이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통과하면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건의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본지에 “야당이 강행 처리하고 있는 모든 법안이 하나같이 터무니없다”며 “특히 방송 3법은 공영방송 사장 추천권 등을 친야 성향 단체에 몰아주겠다는 악법”이라고 했다.
18개 상임위 중 11개 위원장을 자당 의원으로 선출한 민주당은 이날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어 나머지 7개 위원장도 선출하려 했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열지 않기로 하면서 다음 주로 미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