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자료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새 방송통신위원장이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을 지명하자, 야권과 언론노조, 시민단체 등에서 철회 요구가 잇따르며 거센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진숙 후보자에 대해 "경험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방통위 운영을 정상화하고, 미디어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확보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나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는데요.
이 후보자가 걸어온 길과 각종 논란을 살펴봤습니다.
이진숙 후보자는 1987년 MBC 보도국에 입사한 기자 출신으로, 2003년 이라크전 전장에서 미군의 공습을 보도하는 등 '최초의 여성 종군기자'로 활약했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김재철 전 MBC 사장 아래 홍보국장과 기획홍보본부장을, 박근혜 정부 시절 보도본부장과 대전MBC 사장을 지냈습니다.
2018년 해임 주주총회를 앞두고 대전MBC 사장에서 사임했으며, 2019년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총선에 출마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패배했습니다.
지난 2021년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언론특보를 지냈다 해촉됐고, 지난해엔 여당 몫의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추천된 바 있습니다.
"MBC 세월호 보도 참사 책임자"
이 후보자는 MBC 세월호 보도 참사의 책임자로 비판받았습니다.
이진숙 보도본부장 시절 MBC는 '전원 구조' 오보를 내고, '세월호 유족들의 조급증이 민간 잠수사의 죽음을 불러일으켰다'는 등 유족을 폄훼해 논란을 빚었습니다.
이 후보자는 세월호 보도 참사에 대한 방문진의 지적에 "권력을 비판해야 공정보도라는 말에 동의하지 못한다"며, "무슨 일만 생기면 기관이나 정부에 책임을 묻는 풍조는 잘못된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MBC 민영화 밀실 추진"
이 후보자는 2012년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과의 비밀리에 만나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당시 한겨레가 보도한 대화록 따르면 이 후보자는 "이게 굉장히 정치적 임팩트가 크기 때문에 그림은 좀 괜찮게 보일 필요는 있다"고 했고, 최 이사장은 MBC 등 매각 대금을 반값등록금 재원으로 활용하자고 말했습니다.
이번 후보 지명이 MBC 민영화를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이 후보자는 어제(4일) 기자들에게 “당시 정수장학회 측의 요청에 따라 대화를 나눈 것 뿐”이라며 "민영화는 내부 구성원과 대주주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해명했습니다.
"노조 탄압, 불법 사찰 연루"
이 후보자에 대해 언론노조 등은 김재철 사장 시절 보직을 지내며 170일 파업을 비롯한 MBC 구성원들의 공정방송 투쟁을 앞장서 탄압한 인물로 규정합니다.
파업 과정에서는 직원들을 사찰하기 위한 '트로이컷'이라는 프로그램을 몰래 설치하는 것을 묵인·조장·방조해 손해배상 책임 판결을 받았습니다.
대전MBC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는 과도한 중동 관련 뉴스 보도, 직원들에 대한 부당징계, 지역 현안 축소 보도 등 각종 논란으로 내부 구성원과 시민사회의 혹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숱한 논란 속에 윤석열 정부의 새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야권이 현 정부의 방송장악, MBC 장악을 위한 인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만큼 향후 인사청문회 등에서 난항이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