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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02-13 11: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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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한국, 미국 비해 턱없이 부족 의사과학자 양성 속도 붙는다
내용

 

입력2023.02.13. 오전 11:14

 

한국, 의대 재학생 중 1% 미만
바이오헬스산업 경쟁력 저하로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학생들이 실험을 하고 있다. [카이스트 제공]

“미국에서는 의대 재학생 9만4000여명 중 의사과학·공학자는 약 6000명으로 6% 이상 진입한다. 반면 한국은 의대 및 치의대 재학생 2만5000여명 중 의사과학자로 진입하는 수는 1% 미만이다” (김하일 카이스트 의과대학원 교수)

전세계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바이오헬스 시장을 놓고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핵심 인재(의사과학자) 부족으로, 선진국에 크게 뒤처져 있는게 현실이다. 의사들 대다수가 연구 보다는 ‘개원의’ 등 병원으로 간다. 의사들이 과학 및 공학을 공부할 만한 체계도 미비하다.

의사과학자는 임상 의료와 연구를 동시에 수행하는 전문가다. 최신 연구성과를 의료 현장에 적용하는 한편, 임상 현장의 긴급한 수요에 따라 새로운 연구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면역항암제, 줄기세포치료제, 인공장기, 유전자검사처럼 최근 의료계와 생명과학 모두에게 주목받는 분야부터 의료기기까지 의료시장에서 의사과학자들의 역할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코로나19는 의사과학자가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코로나19 백신을 상용화한 화이자와 모더나는 코로나19 단일 품목으로만 수십조원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국내에서 의사과학자는 여전히 생소하다. 연간 4000명 가까이 배출되는 의·치대 졸업자 중 기초의학 연구를 선택한 30명 정도만 의사과학자의 길을 걷는다. 한국이 의료와 IT, 두 가지 분야에서 모두 우수한 경쟁력을 지녔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상할 정도다.

이러한 현실은 바이오헬스 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 반도체를 뛰어넘어 고성장이 기대되는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한국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카이스트를 필두로 포스텍,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국내 대표 과학기술 대학들이 의사과학자 양성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기존 대학 의대 및 의료계 견제로 난관에 부딪치고 있다.

의대 및 의사단체는 카이스트의 의대 신설이 의사정원 확대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의사과학자에서 임상의로 이탈하는 인원이 발생할 경우 자칫 ‘밥그릇 싸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의료계의 주장이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카이스트와 포스텍은 레지던트 과정을 생각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의사과학자로 양성된 인력은 전문의가 될 수도, 임상으로 갈 가능성도 없다”며 “의사과학자로 양성된 인력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며 의료계 반발을 일축했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도 “일정 기간 개원하지 못하는 장치를 마련해서라도 연구 중심 의대를 도입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구본혁 기자
 

구본혁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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