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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03-10 11:3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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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유통家 주총시즌 개막… 거물급 사외이사 모신다
내용

 

입력2023.03.09. 오후 1:08

 

신세계·현대·아모레 등 공정위 출신 사외이사 신규 선임
국세청·관세청·검사 등 관료 출신 인사도 대거 영입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유통기업들이 거물급 사외이사 모시기에 한창이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와 국세청, 검찰 등 정부 부처 출신 인사들을 선임해 정부 규제와 감독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오는 23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정위 경쟁정책국장과 상임위원을 지낸 곽세붕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행정고시 32회 출신으로 공직에 입문한 곽 고문은 1995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주요 보직을 거쳤다.

김한년 전 부산지방국세청장도 신세계 신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올렸다. 김 전 청장은 현재 위노택스 고문과 HDC현대EP 감사를 맡고 있다. 이와 함께 강경원 전 감사원 제1사무국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한다.
 

주요 유통업체 사외이사 후보들. (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 곽세붕 전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신세계), 김재중 전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신세계인터내셔날), 채규하 전 공정위 사무처장(현대백화점, 아모레퍼시픽그룹), 이억원 전 기획재정부 1차관(LF), 천홍욱 전 관세청장(신세계푸드), 임경구 케이파트너스회장(전 국세청 조사국장, 현대그린푸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2일 주주총회에서 김재중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을 신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김 고문은 공정위 시장감시국장과 서울사무소장을 맡은 후 한국소비자원 부원장을 역임했다. 대구지방국세청 청장을 지낸 박만성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도 재선임한다.

또 추호정 서울대 생활과학대학 의류학과 교수를 새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이 회사가 여성 사외이사 후보를 올린 건 처음이다. 추 교수는 현재 한국유통학회 회장과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대·중소기업 상생특별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광주신세계는 검사 출신 이건리 변호사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신규 선임한다. 이 변호사는 제주지검장과 창원지검장,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 등을 거쳐 현재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신세계푸드는 천홍욱 전 관세청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신세계I&C는 김태희 평산 대표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김 대표 변호사는 국세청과 법원(판사) 경험을 갖춘 조세·회계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이마트도 29일 주주총회에서 이상호 계룡건설산업 사외이사 겸 법무법인 율우 대표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2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채규하 전 공정위 사무처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17일 주주총회를 여는 아모레퍼시픽그룹도 채 전 처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채 전 처장은 행정고시 33회 출신으로 공정위 소비자정책과장, 대변인, 기획조정관, 시장감시국장, 상임위원을 거쳐 2018년 사무처장에 올랐다. 시장감시국장 재직 당시 사상 최대인 1조원의 과징금이 부과된 퀄컴의 ‘특허 갑질’ 조사를 총괄·지휘했다.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국세청에서 조사국장을 역임한 임경구 현 세무법인 케이파트너스 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임 회장은 행정고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해 국세청 법무심사국 법무계장, 청와대 민정1비서관실, 국세청 세원정보과장, 서울청 국제거래조사국장 등을 거쳐 2016년 국세청 조사국장에 올랐다.

현대홈쇼핑은 재정경제부 국제업무정책관과 조달청 청장을 지낸 김성진 외국인 투자옴부즈만과 미래창조과학부 방송진층정책국장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경북지방우정청장을 지낸 이정구 전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 원장을 사외이사 후보에 올렸다.

현대리바트는 유재철 법무법인 광장조세관세그룹 고문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유 후보자는 국세청 법인납세국장, 중부지방국세청장을 거쳤다.

LF는 이억원 전 기획재정부(기재부) 1차관을 사외이사로 영입할 예정이다. 이 전 차관은 행정고시 35회 출신으로 기재부 경제정책국장과 경제구조개혁국장,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 등을 거쳐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초빙 연구위원을 맡고 있다.

유통업계가 관료 출신 사외이사를 선호하는 이유는 소비자들과 밀접하게 닿아있는 업종의 특성상 정부 규제나 관리 감독에 원활히 대응하기 위해서다.

일각에선 미래에 대한 고민보다 리스크에 대비하는 모양새가 두드러진다는 점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강해지는 시기인 만큼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보다는 기존 사업의 안정화에 중점을 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은영 기자 key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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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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