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식 한국의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한국소식2023-05-19 10:36:19
0 3 0
[IT/과학] 생명과 기계 경계 사라지나...감각도 느끼고 반응도 하는 인공피부 개발
내용

 

입력2023.05.19. 오전 10:07

 

한미 공동 연구팀, 19일 사이언스 공개
 

온도 센서, 압력 센서 집적 회로로 구성된 생체 통합 전자 피부 시스템의 우수한 피부 순응성을 보여주는 사진. 손가락 끝을 만지고 라즈베리를 누르는 손가락은 전자 피부 시스템의 감각과 기계적 부드러움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사이언스/스탠퍼드대


한국과 미국 과학자들이 손상된 사람 피부를 대체해 실제 피부처럼 온도와 감각을 받아들이고 뇌에서 나온 신호에 따라 반응하는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와 경상대 연구팀은 19일 실제 감각을 전달하고 실제 사람 피부처럼 반응하며 사람의 피부를 대신해 사용할 수 있는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공개했다.

사람의 피부는 몸을 보호하는 기능 외에도 감각을 느끼고 주변 환경에 반응하는 기능을 한다. 과학자들은 이런 감각을 전달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주변 환경에 반응하는 사람 피부를 모방한 인공 피부를 개발해왔다. 하지만 최근까지 개발된 인공 피부는 기계적인 장치에 불과할 뿐 실제로 사람 피부를 대신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유기 반도체 트랜지스터를 활용하고 단단한 부품을 사용하지 않아 실제 피부처럼 기능하는 인공 전자 피부를 이번에 선보였다. 삼중 구조의 고투과성 엘라스토머 유전체로 만든 다결정 실리콘 트랜지스터를 사용해 전력 소비도 적고 구조가 비교적 간단한 게 특징이다.

이 인공 피부에는 실제 외부에서 가한 압력과 온도를 감지해 전기 신호로 바꾸는 감각 수용체 기능이 들어있다. 사람의 감각 운동의 작동 과정을 모방해 감각 수용체 역할을 하는 고체 시냅스 트랜지스터가 압력 자극이 가해질 때 더 강력한 작동을 유도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구동회로는 신경을 따라 뇌까지 전송하는 아날로그 전기 펄스 신호를 생성한다. 뇌에서는 이 신호에 따라 반응하고 다시 인공 시냅스를 통해 전기 신호를 보내 신체 동작을 유발한다.

연구진은 실제로 이 인공 피부를 실험용 쥐에 이식하고 외부 자극을 가한 결과 실제 운동 피질에서 신경점화를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발가락에 경련을 유발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신경점화란 뇌의 신경세포와 세포 간 상호작용을 뜻하는 용어로 실제 감각이 전달된다는 의미다.
 

인공 감각 수용체가 온도와 압력과 같은 외부 자극에 반응하고 전기 신호를 생성해 뇌로 전달하는 과정. 뇌에서 이 신호를 받아 판단한 뒤 인공 시냅스를 통해 신체 움직임을 유발하게 된다. /사이언스
연구진은 이처럼 감각을 전달하고 사람의 피부와 유사한 기계적 특성을 모방한 인공 피부가 차세대 로봇과 의료기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전자 피부를 입은 로봇은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고통과 압력을 느낄 수 있으므로 동행하는 사람의 안전을 더 잘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피부 손상과 절단 사고를 입은 환자가 다시 감각을 느끼고 반응할 수 있는 데도 활용하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에 연구를 주도한 제난 바오 스탠퍼드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한국 과학자들과도 인연이 깊은 전자 피부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지난 2020년에는 포스텍 연구진과 사람 피부처럼 촉각·온도 느끼는 전자피부 세계 첫 개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과 서울대 연구진과 손가락 관절 움직임까지 포착할 수 있는 전자 피부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에도 경상대 화학과 김윤희 교수, 김진완 연구원이 참여했다.

과학자들은 전자 피부 발전의 다음 목표로 더 빠른 감각 반응, 더 미세한 감각 지각을 위해 센서 밀도를 높이는 것과 함께 작은 면적이라도 동시에 여러 감각을 느끼게 하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세키타니 츠요시 일본 오사카대 산업과학연구소 교수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정보 공간과 물리적 공간을 통합하고 있다”며 “이번에 개발된 뉴로모픽 스킨 시스템의 개발은 광범위한 산업 분야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chosunbiz.com

스크랩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