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5.29. 오전 10:57
2023 콘텐츠산업포럼
AI를 기반으로 한 가창·음성 합성 기술과 실시간 음성 향상 기술을 보유한 소프트웨어(SW) 업체 ‘수퍼톤’은 CJ ENM과 협업으로 진행한 엠넷 ‘AI 음악 프로젝트 다시 한번’에서 고(故) 김현식과 터틀맨 음성을 복원해 무대를 선보였다. SBS TV 신년특집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에서는 고(故) 김광석 목소리를 학습한 AI가 김범수의 ‘보고싶다’를 부르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음악에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저작권에 대한 사회적 합의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찬동 한국저작권위원회 팀장은 광화문에서 열린 ‘2023 콘텐츠산업포럼’에서 “국내 저작권법에서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말하고, 저작자는 저작물 창작자를 말한다”며 “현행법상 AI음악은 저작물이 아니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1884년 사진기가 처음 발명됐을 때, 저작권 인정 문제가 논란이었다”며 “매체의 차이일 뿐 그때와 비슷한 논란이 터져나오고 있으며 AI 음악 저작권논의가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AI는 데이터마이닝이 핵심인 만큼,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저작권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럽연합(EU), 일본은 AI 학습 데이터마이닝 주체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도 관련 논의가 나오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2020년 AI 저작물과 저작자의 정의를 신설하는 내용의 저작권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국회 상임위원회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AI를 이용해 제작된 콘텐츠의 경우 그 사실을 표시하도록 하는 ‘콘텐츠산업 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업계에선 저작권 침해 우려가 없는 선에서 AI를 음악산업에 제대로 활용할 방법을 찾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지난해 7월 가수 홍진영의 ‘사랑은 24시’를 작곡한 크리에이티브마인드 AI 작곡가 ‘이봄(EVOM)’에 대해 저작권료 지급을 중단했다. 현행 저작권법에서는 AI가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창욱 크리에이티브마인드 대표는 “지금 저작권 체계 하에서는 (AI 작곡가 이봄의) 권리를 보호받을 순 없을 것 같다”며 “저작권료로 서비스되는 개념이 아닌 플랫폼 형태로 수익이 발생했을 때 개발자나 사용자가 리워드를 가져갈 수 있는 식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교구 수퍼톤 대표는 “좋은 방향으로 창작 생태계가 넓어지고 창작자가 꿈꾸는 상상의 벽을 더 상승시키는 개념으로 AI 기술을 활용해 보자는것”이라며 “기술이 잘못된 목적으로 사용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어떠한 경우에도 권리 당사자 허가 없이 만들어진 음성을 수익화하지 않고 AI가 생성한 음성임을 식별할 수 있는 워터마킹 기술을 보유했다”고 덧붙였다.
각국 AI 학습 관련 저작권법
권혜미 hyeming@etnews.com
기자 프로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