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3.07.19. 오전 10:39
이동선 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 연구팀
광주과학기술원(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의 곽희민 교수(왼쪽)와 이동선 교수. /광주과학기술원 제공
웨이퍼 하나만 있어도 반도체를 복사하듯 계속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이동선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질화갈륨 원격 에피택시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웨이퍼 위에 질화갈륨 반도체를 제작해 떼어내는 방식으로 하나의 웨이퍼만 갖고도 반도체를 계속 만들 수 있다.
반도체를 만들려면 웨이퍼와 반도체 물질이 필요하다. 웨이퍼라는 기초 위에 반도체 물질로 건물을 세우는 방식이다. 실리콘, 실리콘카바이드, 사파이어와 같은 물질로 만든 고품질 웨이퍼 위에 이와 같거나 비슷한 물질을 잘 정렬해 물리적, 화학적 방법을 써서 반도체로 길러내는 기술을 ‘에피택시 기술’이라 한다.
기존 에피택시 기술로 1마이크로미터(㎛) 두께 반도체 물질을 얻으려면 이보다 두께가 1000배인 1㎜짜리 웨이퍼를 써야 했다. 웨이퍼 위에 반도체를 잘 만들어도 반도체만 떼어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또 에피택시 기술에는 질화갈륨이라는 웨이퍼가 쓰이는데 이 위에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 화학적 방법을 쓰면 웨이퍼 표면이 손상되는 문제도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질화갈륨과 유사한 특성을 가진 질화알루미늄(AIN)으로 만든 웨이퍼를 활용해 에피택시 기술을 적용했다. 그 결과 웨이퍼 위에서 반도체가 안정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물론 완성된 반도체만 웨이퍼에서 떼어내는 것도 전보다 쉬워졌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쓰면 고품질 반도체를 매우 저렴한 가격에 양산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를 산업현장에서 복사하듯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로 기존에 산업현장에서 활용하기 어려웠던 에피택시 기술을 구현하는 방법과 그 조건을 제시할 수 있었다”며 ”MIT와의 지속적인 연구 교류를 통해 원격 에피택시 기술과 같은 반도체 초격차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가 담긴 논문은 국제학술지 ACS 나노(Nano)에 지난달 6일 게재됐다.
참고자료
ACS Nano, DOI: https://doi.org/10.1021/acsnano.3c025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