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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08-24 16: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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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日, 오염수 '30년 방류' 개시…ALPS‧런던협약 등 변수로 중단 가능성도
내용

 

입력2023.08.24. 오전 5:37  수정2023.08.24. 오전 7:26

 

IAEA, ALPS 정상 작동 전제로 "안전 기준 충족"
파이프 라인 통한 폐기물 '변칙 투기' 지적…향후 런던협약서 논란

오염수 방류 앞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연합뉴스
일본이 예고했던 대로 24일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돌입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검증 보고서를 근거로 약 30년에 걸친 장기 방류에 나섰지만,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 성능과 해양 폐기물 투기 방지 관련 런던협약 위반 여부에 따라 중단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24일 오후 1시쯤 오염수 해양 방류에 착수한다. 당초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줄곧 강조해온 '올해 여름 안' 방류를 강행하는 것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인근 K4 저장탱크에 보관된 130만톤에 달하는 오염수를 매일 약 500톤씩 바닷물과 섞은 후 희석해서 방류하기로 했다. 그러나 주변국 및 자국 어민들의 반발을 고려해 방류 초기에는 소량으로 시작해 점차 용량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오염수 방류의 최종 단계에서 삼중수소 농도를 낮추기 위해 바닷물과 희석 작업을 진행하는데, 도쿄전력은 지난 22일 오염수가 계획한 대로 희석되는지 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1톤가량의 오염수를 희석 설비로 보낸 후 여기에 바닷물 1200톤을 섞어 희석하는 방식이다. 희석 후 최종 해양 방류 직전의 '처리된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 등이 안전 기준치를 충족할 경우, 이후부터는 매일 460톤 정도 오염수를 매일 17일 동안 희석해 방류하는 과정을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홍콩과 중국 등 인접국들 내에선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여론이 거센 분위기다. IAEA 내부 규정인 정당화 원칙, 오염수 시료 신뢰성 등 각종 의혹들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류 설비 시찰하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연합뉴스
그러나 일본이 강행하는 이번 방류는 약 30년에 걸친 장기 작업이기 때문에 오염수 방류 과정에서 중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60종 이상에 달하는 방사능 물질인 핵종들을 걸러내는 알프스의 정상 작동 여부가 관건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원전 사고 발생 이후 이듬해쯤 일본기업 도시바에서 만든 정화 설비인 알프스는 잦은 고장으로 논란이 됐다.
 
우리 정부에 따르면 알프스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설비 부식과 전처리 설비 필터 문제, 배기필터 문제 등 총 8건의 고장 발생이 있었고, 지난 5월 일본을 방문한 우리 측 우리 시찰단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이 때문에 IAEA조차 지난달 4일 최종 보고서에 '알프스의 정상 작동'을 전제로 오염수 방류가 '안전 기준을 충족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았다.
 
국제적으로 해양 폐기물 투기 금지 합의를 담은 런던협약도 변수다. 런던협약·의정서는 해양 환경 등을 보호하기 위해 폐기물을 해상에 투기하는 것을 금지, 모든 국가들이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논의하기 위한 국제협약이다. 앞서 지난 2019년부터 우리 정부는 런던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측은 알프스를 거친 오염수를 해양에 선박이나 항공기를 통해 '투기'하는 게 아니라 파이프 라인을 통해 해저로 방류하고 있다는 논리를 들어 런던협약에서의 논의를 거부하고 있다. 반면 우리 정부는 해양 환경 보호를 위해 폐기물 투기를 금지하는 런던협약의 본래 취지에 비춰보면, 오염수 문제가 논의 안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지난달 4일 일일 브리핑에서 "오는 10월쯤 런던협약 총회가 개최되는데 해수부에서 공식 문서로서 이 부분을 총회에서 다뤘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했다. 런던협약 총회 테이블에 오염수 문제가 오르게 되면 폐기물로 인한 해양 환경 오염 등을 두고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고, 경우에 따라 진행 중인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방류가 시작되면 대세는 일본 쪽에 기울기 때문에 방류 중단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알프스는 일본 측이 성능 개선을 시도 중이고, 런던협약에서 논의도 정권교체로 이후 윤석열 정부에선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일단 방류가 된 이후엔 잦은 고장이 발생했던 알프스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IAEA와 함께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며 "우리 원안위가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와 협력을 통해 바다에 방류 되기 직전 K4 탱크로 모이는 오염수에 대한 방사능 수치 측정과 바다로 나간 이후 수치도 면밀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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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정주 기자 sagamor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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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