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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3-11-06 11: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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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10조 매출 바라보는 네이버, 역성장 그림자 카카오
내용

입력2023.11.06. 오전 7:32  수정2023.11.06. 오전 9:10

 

3분기 최대 실적 기록한 네이버
카카오는 역성장 전망
사법리스크에 신사업 속도 못 내

 



네이버가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커머스(상거래)와 콘텐츠 부문의 강점을 살리며 연매출 10조원 달성을 바라보고 있다. 반면, 네이버를 뒤쫓던 카카오는 3분기 역성장이 예상된다. 카카오톡의 성장 한계 속에서 신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는 인공지능(AI) 사업은 지지부진하다. 여기에 사법리스크까지 더해지며 난항이 예상된다.

카카오, 매출 핵심 광고 시장 침체 속 성장 동력 부재

네이버는 3분기에 매출액 2조4453억원, 영업이익 380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9%, 영업이익은 15.1% 증가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이 추세라면 연매출 10조원도 꿈이 아니다.

반면 오는 9일 실적 발표를 앞둔 카카오는 3분기 역성장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카카오 3분기 매출이 2조2282억원, 영업이익 129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3.8% 감소한 규모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희비를 가른 것은 광고 시장 침체 속 새로운 성장 동력의 유무다. 양쪽의 핵심 사업은 광고다. 하지만 지속된 경기 침체로 광고 시장의 성장은 크게 둔화했다. 결국 광고 매출의 성장 하락은 최대한 막으면서 새로운 사업에서 높은 성장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했다.

 



네이버는 AI 기술을 광고에 접목하는 등 꾸준한 고도화에 나섰다. 그 결과 3분기 검색광고는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회사 측은 "엔데믹 속에서도 전세계 유수의 광고 플랫폼 중 유일하게 매분기 연속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또 커머스와 콘텐츠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성장하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기반의 ‘톡비즈’ 사업 성장세 둔화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톡비즈는 크게 ‘광고형(비즈보드, 이모티콘 등)’과 ‘거래형(선물하기, 톡스토어, 메이커스 등)’으로 나뉜다. 이 중 광고형 부문 매출 성장률이 문제다. 지난해 상반기 30%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5% 미만에 그쳤다. 3분기도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

카카오톡이 성장 한계에 부딪혔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것이 문제다. 카카오톡은 올해 2분기 평균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4820만명에 달했다. 이미 국민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는 상황으로, 국내에서의 성장은 한계를 맞았다. 하지만 신사업을 추진하던 계열사들은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어려움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23일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수익 내는 ‘하이퍼클로바X', 여전히 테스트 중인 ’코GPT'

카카오는 앞으로가 더 문제다. 미래 먹거리인 AI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신사업에 속도를 내야하지만 이를 이끌 핵심 경영진이 모두 사법리스크에 휘말렸다.

네이버는 지난 8월 공개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가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하이퍼클로바X'와 네이버의 서비스를 결합한 고객 맞춤형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가 곧 나온다. 새로운 수익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AI 광고 서비스 '클로바 포 애드'는 이달 말 나이키와 협업한 파일럿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 광고주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반면 카카오의 AI ‘코GPT 2.0'은 감감무소식이다. 당초 10월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관련 소식이 뚝 끊겼다. 연말이 다가오지만 코GPT 2.0을 포함한 카카오의 AI 로드맵은 나오고 있지 않다. 네이버를 비롯한 경쟁사들이 AI 모델과 서비스를 속속 출시하고 있어 카카오의 AI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경영진 사법 리스크로 ‘비욘드 코리아’ 전략 차질도 불가피하게 됐다. 해외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었으나, 이를 이끌 선장이 없는 상황이다. 계열사 투자 관련 의사 결정을 총괄해온 배재현 투자총괄대표는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창업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도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으로 최근 조사를 받았다.

카카오는 우선 경영 쇄신을 통한 내부 정비에 나섰다. 카카오는 카카오 관계사의 준법·윤리경영을 감시할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를 3일 설립했다. 위원회는 카카오와 독립된 외부 조직으로 카카오 관계사의 주요 위험 요인 선정 및 그에 대한 준법감시 시스템 구축 및 운영 단계부터 관여한다. 초대 위원장으로는 김소영 전 대법관이 위촉됐다.

김 센터장은 “지금 카카오는 기존 경영방식으로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히 빠르게 점검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경영시스템을 갖출 때까지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할 것이다”라며 “나부터 ‘준법과 신뢰위원회’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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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