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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식2024-01-03 10: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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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12월 반도체 수출 110억 달러... “한국 반도체 전성시대 다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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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4.01.03. 오전 3:06  수정2024.01.03. 오전 6:31

 

12월 실적, 전년대비 22% 급증… 글로벌 수요 회복 타고 상승세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가 긴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다. 지난 2년간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중 갈등으로 반도체 경기가 크게 얼어붙었고, 수출까지 줄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은 수조원씩 적자를 봤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한 데 이어, 수출도 20% 이상 크게 늘었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국내 기업들이 관련 신기술과 제품을 연달아 공개하면서, 한국 반도체 전성시대가 올해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지난 10월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에서 관람객들이 반도체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국내 반도체 산업은 지난달(12월) 110억3000만달러(약 14조3000억원)어치 제품을 수출해 월간 기준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2022년) 같은 기간 대비 21.8% 증가한 것으로, 작년 11월보다도 15%가량 증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무역수지는 44억8000만달러 흑자로 반도체가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부가가치 신제품을 내세워 공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두 회사는 반도체 시장의 큰 손인 빅테크들이 집중 투자하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에 필요한 HBM(고대역폭 메모리) 같은 고성능 메모리를 선제적으로 출시하고 선주문을 받고 있다. 올해 본격적으로 출시되는 AI 스마트폰과 AI노트북 등도 높은 메모리 성능이 필수적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한국의 가장 중요한 산업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며 “이는 한국 경제에 밝은 전망일 뿐 아니라 글로벌 기술 산업의 회복세가 찾아왔다는 신호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래픽=박상훈
반도체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한국 반도체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년 3개월여 이어졌던 가격 하락을 멈추고 반등을 시작한 것이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DDR48Gb)의 12월 평균 가격(고정 거래가 기준)은 전달보다 6.45% 상승한 1.6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낸드 플래시(메모리카드·USB 128Gb) 평균 가격도 4.33달러 기록해 전월 대비 6.02% 상승했다. 상승률도 전월(5.41%)보다 높았다.

반도체 업계는 올해 1분기에도 메모리 반도체가 10% 이상의 가파른 가격 상승을 보일 것으로 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반도체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올 1분기 PC D램 제품 기준 계약 가격이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할 때 10∼1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반도체 가격은 공급과 수요에 따라 가격이 변하는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다는 것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기 시작했다는 명확한 신호이다.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도 회복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이어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은 최근 작년 9~11월 실적 발표에서 매출 47억달러(약 6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45억달러)를 웃돌면서 발표 당일 주가가 4% 이상 올랐다. 마이크론은 업계에서 가장 먼저 분기 실적을 발표해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풍향계’로 불린다.
 

그래픽=송윤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실적도 올해 큰 폭의 반등이 확실시된다. 증권가에선 올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으로만 약 15조원, SK하이닉스가 8조5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14조원, SK하이닉스는 8조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트렌드도 한국 기업들에 유리하게 형성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가진 AI 관련 반도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D램 기술로 떠오르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CXL은 AI 구동 되는 고성능 컴퓨터 구동에 특화된 D램 연결 기술로, 삼성전자는 올해 CXL 기반 D램을 양산할 계획이다. AI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메모리 반도체 HBM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차세대 HBM 제품(HBM3e)을 올 상반기 양산한다. HBM 시장은 SK하이닉스(약 50%)와 삼성전자(40%)가 양분하고 있고, 전체 시장 규모도 올해 약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임경업 기자 up@chosun.com이해인 기자 hi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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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202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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